판사나 검사가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법리를 왜곡하면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는 그동안 위헌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각에서 법 왜곡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민주당은 처벌 대상을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와 공소 제기·유지에 관여하는 검사로 좁혔다. 또한 핵심 쟁점이던 ‘법왜곡’ 행위의 규정도 수정했다.
기존에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를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구체화했다. 이어 ‘합리적 범위 내 법령 해석과 재량적 판단은 제외된다’는 단서 조항도 추가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 도중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용민 의원이 단체대화방에 남긴 '법왜곡죄' 개정안에 대한 당내 수정안 채택 움직임의 대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본회의 직전 이뤄지는 ‘땜질식 수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본회의 상정 직전 내용이 바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안은 재판 독립 침해·삼권분립 훼손 비판을 의식해 구속·선고·사면 특례와 외부 추천 구조를 빼고 전담재판부 설치 원칙만 남긴 ‘대폭 후퇴안’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도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단순 허위정보 유통까지 금지·규제 대상에 넣었다가 표현의 자유 침해 및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본회의 직전 ‘허위 또는 조작정보임을 알면서 손해를 가할 의도나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을 가지고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 수정됐다.
상임위와 법사위 등 정규 심사 단계에서 충분히 조정됐어야 할 쟁점들이 뒤늦게 수정되는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회 스스로 자신의 숙의·심의 절차가 미흡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동시에 민주당이 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의 근거로도 작용하고 있다.
여당은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책임 있는 보완이라는 입장이지만 입법 과정의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흔들릴수록 국회에 대한 신뢰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