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옆 주애 '가죽코트 투샷'…北 열병식, 무기 대신 '계승' 연출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7: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해 개최한 대규모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다시 한 번 전면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 대회 본행사 기간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주애가 폐막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 중앙에 자리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은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제9차 당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며 “나라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녹화 영상에 따르면 밤 10시 정각 김 위원장의 전용차 ‘아우루스’가 광장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주애, 리설주 여사와 함께 하차해 열병 제대와 주민들의 환호 속에 주석단으로 이동했다.

주애는 김 위원장과 동일한 디자인의 검정 가죽 롱코트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더블 버튼과 벨트 장식이 강조된 이 의상은 김정은의 상징적 복장으로 여겨져 왔다. 주석단에서도 주애는 중앙에 자리했고, 리설주는 오른쪽에 앉았다. 이동 과정에서도 주애가 앞서고 리설주가 뒤따르는 구도가 연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노동신문은 열병식 관련 사진 60여 장을 게재하며 상당수 주애의 모습을 포함시켰다. 김 위원장이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 때 바로 옆에 선 인물도 주애였다. 김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주애에게 설명하는 듯한 ‘투샷’ 사진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일부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이 등장하지 않고 주애를 중심에 두고 좌우에 리설주와 조용원 당 비서를 배치한 사진도 실렸다.

계단을 내려올 때 주애가 중앙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 김 위원장이 연설하거나 부대를 격려할 때 바로 뒤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장면 등은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주애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제9차 당대회 공식 일정 보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당 대회에서 공식 직책을 부여받거나 후계 구도를 명시하는 장면도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대회 성과를 두고 “우리 당의 영광스러운 계승과 발전을 담보하고 실현하는 토대를 다졌다”고 표현했지만, 특정 인물과 연결 짓지는 않았다.

다만 국가정보원은 이달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주애가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주애는 군사·경제·문화 행사에 잇달아 동행하며 공개 활동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주애는 아직 10대 초반으로, 노동당 입당 가능 연령(18세)에 미달한다는 점에서 공식 후계 구도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번 열병식은 형식 면에서도 이전과 차이를 보였다. 통상 전략무기 과시가 핵심이던 열병식과 달리, 이번 행사에는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약 2시간에 걸친 사전 예식에서 군악대 공연, 항공육전병(공수부대)의 야간 집단강하, 공군 전투기 에어쇼 등이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강조했다. 명예기병종대를 포함해 각 군종·병종 50여 개 도보종대와 열병비행종대가 참가했으며, 참가 병력은 약 1만5000명 수준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병종대, 군의·간호종대, 수송작전부대종대 등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적의 지휘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매우 강력한 전자전 무기체계” 개발을 지시한 바 있어, 전자전병종대는 관련 전력 현대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무기를 배제한 대신 정치적 상징성과 내부 결속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춘 행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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