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파괴 저지" 거리투쟁…TK통합 '내홍' 윤어게인 '발목'

정치

뉴스1,

2026년 3월 04일, 오후 03:2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도보행진을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3 © 뉴스1 최지환 기자

국민의힘이 여당의 3대 사법개편(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장외 투쟁에 나섰지만 당 내부 갈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윤어게인 노선 갈등에 더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싼 내홍까지 겹치면서 대여투쟁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앞으로 약 2주 동안 전국을 돌며 장외 투쟁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전날에는 검은색 넥타이에 근조 리본을 달고 검은 마스크를 쓴 장동혁 지도부와 의원 수십 명이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장장 3시간에 걸쳐 도보 행진을 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법파괴 3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윤석열 어게인',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는 일부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당초 의도했던 메시지가 흐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의원은 "내가 지금 성조기를 따라가는 건지, 윤어게인 깃발을 따라가는 건지 모르겠다"며 "정작 사법파괴 깃발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사법 법안 저지를 위한 행진이었지만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분들이 들어오면서 메시지 전달이 희석된 측면이 있다"며 "사법파괴 법안의 해악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윤어게인을 둘러싼 당내 노선 갈등은 장외 투쟁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일부 친한계 핵심 의원들은 규탄대회와 도보 행진에 불참했고, 한 지도부 인사는 행진 도중 자리를 비우고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친한계는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을 '윤어게인'이라고 공개 비판하며 대여 투쟁에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들은 "내란죄 판결을 부정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지도부가 사법 파괴를 비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본다.

실제 3대 사법개편안이 상정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하던 날(2월 25일)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 후보자 추천안(26일)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던 날 일부 친한계 의원들은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대구 일정을 소화했다.

당권파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이들과 동행한 현역 의원 7명을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한 전 대표 일정에 호응하고 화답하는 건 해당 행위"라며 "정치 도의 이전에 상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싼 원내 갈등도 대여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도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면서 내부 혼선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결국 지도부는 민주당이 광주·전남 통합법만 처리하려 하자 뒤늦게 대구·경북 의원 의견을 수렴해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 사법개편 저지 투쟁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당내 최대 지역(107석 중 25석, 약 23%) 현안을 두고도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이날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구·경북 통합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즉시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지도부를 향해 "물러가라"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지방선거를 90여 일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대여 투쟁보다 내부 갈등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사법개편 저지를 위한 장외 투쟁을 예고했지만 노선 갈등과 지역 현안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면서 단일대오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뒤늦게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청와대는 야당 요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재의요구권 사용은 법적 충돌 가능성과 위헌 여부 등을 감안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