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해양정보함 사업 본격화…HD현대중공업 보안감점 논란 재부상

정치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후 03:5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하는 차세대 해양정보함(AGX-Ⅲ)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불거진 HD현대중공업의 보안감점 문제가 이번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설계 입찰이 시작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되지만, 보안 감점 적용 여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차세대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22일까지 입찰 참가 신청을 받는다. 사업설명회 참가 신청은 10일까지 접수한다. 이번 기본설계 사업은 계약 체결 후 26개월 동안 진행되며 사업비는 약 274억 원 규모다. 일반경쟁 방식으로 추진되며 이후 상세설계와 건조 단계로 이어지는 대형 전력증강 사업의 출발점이다.

군 당국은 2035년까지 총 1조9700억 원을 투입해 4000톤급 이상의 차세대 해양정보함 2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2척뿐인 해양정보함 전력을 총 4척으로 늘려 동·서해에서 동시에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해 9월 부산 인근 해상에서 개최된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해군 함정들이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해양정보함(AGX)은 화력 중심의 전투함과 달리 해양·수중·전자 정보를 수집하는 전략 자산이다. 음향 정보(ACINT)뿐 아니라 통신 감청, 전파 분석, 광학 관측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표적 정보를 생산하고 함대 작전을 지원한다. 현대전에서 해양정보함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이번에 추진되는 AGX-Ⅲ는 기존 정보 수집 능력을 크게 확장한 ‘해상 정보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AGX-Ⅲ에는 △초저주파 예인 음파탐지기 △고성능 신호·광학 분석 장비 △탄도미사일 궤적 추적 장비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또 무인항공기(UAV),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등 무인 전력을 운용할 수 있는 설비가 통합돼 기존 해양정보함보다 훨씬 넓은 작전 반경을 확보할 전망이다. 군 당국은 이를 통해 북한 잠수함,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 동향을 사전에 감시하는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본설계 사업은 대형 특수선 건조 역량을 갖춘 조선사들의 경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2파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AGX-Ⅲ 개념설계를 수행한 업체로 군 요구 성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최근 특수선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며 수상함 분야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 설욕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주전의 가장 큰 변수는 HD현대중공업에 적용 중인 보안 감점 문제다. 방산 입찰은 통상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갈려 보안 감점 연장이 되면 HD현대중공업의 차기 해양 정보함 사업 수주는 어려워진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건으로 2022년 1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로 인해 방사청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1.8점 감점을 받아왔다. 방사청은 그동안 형 확정일 기준 3년간 감점 적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2025년 11월까지 감점이 적용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방사청은 지난해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감점 기간을 추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1심 사건과 항소심 사건이 동일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에 따라 항소심 확정일 기준으로 1.2점을 추가 감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방사청은 추가 감점 적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감점 적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감점이 적용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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