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우려에도 與강경파 檢개혁 반발 계속…정부·당지도부는 진화(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3월 09일, 오후 04:1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을 둘러싼 내홍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내지도부가 정부안 전면 수정에 선을 그은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강경파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내는 등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9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의원총회를 통해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중수청·공소청 설치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일부 법사위원을 중심으로 재수정 요구가 거세다.

1차 정부안 이후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중수청의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구조를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한 2차 정부안이 제출됐지만, 검찰총장 명칭 존치와 검사 재임용 방식 등을 놓고 강경한 수정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연일 SNS에 글을 올리며 수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당론이므로 수정이 안 된다는 당 관계자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체계와 자구 하나하나 놓고 면밀하게 토론했어야 하는 법안인데 의원총회에서 통째 수용을 거수로 정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 "2차 입법예고안을 (의총) 현장에서 나눠줘서 보게 됐다"면서 "법사위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고,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의견을 거의 듣지 않은 채 넘어가서 당론까지 갔다"고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도 출연해 "현재 법안대로라면 검찰청의 인력과 권한이 그대로 공소청으로 넘어간다. 구속영장·체포영장 이런 것을 다 청구 단계에서부터 지휘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9 © 뉴스1 이재명 기자

李대통령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워선 안 돼"…한밤 메시지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SNS에 직접 글을 올렸다. 그는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법사위 강경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정 간 공식 소통 채널이 있음에도 한밤중 공개 메시지를 택한 점도 당내 이견의 깊이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힌다.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말씀은 '(반대 의견 등에 대해) 그게 맞아, 그러나 그렇게 한 번에 다 갈 수는 없을 수 있어' 그런 것으로 당부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충분하게 법사위의 원론적 뜻도, 의원총회 의원들의 우려도 충분히 안다. 그러나 지금 마련된 안이 현재 단계에서는 그래도 최대한 아니냐는 말씀으로 알아듣는다"고 해석했다.

법사위원인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불태울 수는 없지 않냐. 전체적인 것을 조율해서 하는 게 좋다는 말씀으로 해석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당에서 그 메시지를 받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게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남국 대변인 역시 CBS 라디오에서 "의총을 통해 도출된 결론이 있기 때문에 그 안을 중심으로 당정청 간 조율을 거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정부안을 전향적으로 고치거나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전면 수정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는 전날(8일) 기자회견에서 "입법권은 당에 있기 때문에 조율이 가능하다"며 수정 여지를 열어뒀다. "검찰개혁은 민주당의 깃발이자 상징 같은 것"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법사위와의 접점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5.10.15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정성호 "일부 조항 확대 해석·오해…국민 통합에 아무 도움 안 돼"
대통령까지 직접 메시지를 낸 만큼 결국 현행 정부안을 중심으로 수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갈등 아닌 결속이다. 최근 검찰개혁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둘러싸고 과도한 갈등이 표출되는 상황은 매우 우려된다"며 "권한만큼 무거운 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정부와 함께 국가·국민 다수에게 최대 이익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SNS에 "최근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은 이를(검사 직접 수개시권 폐지, 검찰청 중수청·공소청 분리 등)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 민주당 수정 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직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럼에도 내 뜻과 다르다 해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하여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과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완전히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김용민 의원은 "대통령 의사는 존중돼야 하고 당이 조율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조용히 조율하는 것에 찬성한다"면서도 "검찰개혁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잊으면 안 되고, 권력분립과 견제로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이 법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메시지를 수용하는 듯하면서도 재수정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 등 법사위는 이번 주 공청회를 열고 관련 문제 논의를 이어간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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