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우려 이어 檢개혁자문위원장 사퇴…與법사위 일부도 "신중개혁" 호응(종합2보)

정치

뉴스1,

2026년 3월 09일, 오후 06:28

김용민·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신웅수 기자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당 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내 강경파들이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검찰개혁 법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전면 수정을 주장하고 나서자,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경파를 향한 우려와 경고가 섞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여기에 검찰개혁 설계를 맡았던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급격한 검찰개혁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며 민주당 강경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그간 강경파로 분류됐던 법사위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 말씀처럼 최대한 신중하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호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검찰개혁 법안을 둘러싼 당 내홍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물러난 檢개혁자문위원장 "보완수사권 논의구조 우려
박 교수는 9일 언론에 배포한 공지문에서 "아직 검찰개혁 입법이 완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가 사임을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라며 평소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한 점과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싼 논의 구조에 대한 우려가 이유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저는 위촉 이전부터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송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이러한 분명한 소신을 가진 제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자문을 맡는 것은 중립적 입장에서 법안 준비를 요구받는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정교한 검토와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 우려한다"고 법사위 강경파를 겨냥했다.

중수청·공소청 설치 정부안에는 박 교수가 반대해온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추진단은 오는 6월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담긴 정부안을 내놓기로 한 상황이다.

그러나 2차 정부안에 담긴 검찰총장 명칭 존치와 검사 재임용 방식 등을 놓고 "수정하라"는 강경파의 요구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1차 정부안 이후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중수청의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구조를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한 2차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지난 7일 "당론이므로 수정이 안 된다는 당 관계자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체계와 자구 하나하나 놓고 면밀하게 토론했어야 하는 법안인데 의원총회에서 통째 수용을 거수로 정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 "2차 입법예고안을 (의총) 현장에서 나눠줘서 보게 됐다"면서 "법사위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고,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의견을 거의 듣지 않은 채 넘어가서 당론까지 갔다"고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도 출연해 "현재 법안대로라면 검찰청의 인력과 권한이 그대로 공소청으로 넘어간다. 구속영장·체포영장 이런 것을 다 청구 단계에서부터 지휘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李대통령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워선 안 돼"…한밤 메시지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SNS에 직접 글을 올렸다. 그는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법사위 강경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청 간 공식 소통 채널이 있음에도 한밤중 공개 메시지를 택한 점도 당내 이견의 깊이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혁의 구호는 우리의 것일지 몰라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반(反)개혁으로 몰아가는 문제 제기는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정 장관은 "우리의 주장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의 억울함은 남지 않고 죄는 잠 못 들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며 "집권 세력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 의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뜻과 다르다 해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말씀은 '(반대 의견 등에 대해) 그게 맞아, 그러나 그렇게 한 번에 다 갈 수는 없을 수 있어' 그런 것으로 당부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충분하게 법사위의 원론적 뜻도, 의원총회 의원들의 우려도 충분히 안다. 그러나 지금 마련된 안이 현재 단계에서는 그래도 최대한 아니냐는 말씀으로 알아듣는다"고 해석했다.

법사위원인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불태울 수는 없지 않냐. 전체적인 것을 조율해서 하는 게 좋다'는 말씀으로 해석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당에서 그 메시지를 받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하게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간 보완수사권 폐지 등 강경 발언을 해온 법사위 소속 전현희 의원도 '신중한 개혁'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호응하는 입장을 내놨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과제는 흔들림없이 추진하되 이재명 대통령님 말씀처럼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신중하게 추진하고 국정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적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건태 의원은 법사위 강경파의 당론 수용을 촉구했다.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에 대하여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을 결정했다"며 "정책위 의장이 당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해 정부안이 마련된 만큼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일부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적으로 당 대표의 제안에 따라 '정부안을 수용한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은 법사위에서 지도부와 협의해 수정할 수 있다'로 당론을 확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따라서 법사위가 '체계자구 수정' 등 기술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을 주장하거나, 지도부와의 협의 없이 다른 입장을 내는 것은 당론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당론은 무겁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당 지도부가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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