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9 © 뉴스1 이재명 기자
청와대가 중동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스라엘, 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실물경제 타격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류비 직접 지원을 포함한 추가 재원 투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정부는 중동사태로 인한 원유 수급 및 국내경제 영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경 편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추경을 공식화하더라도 국채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 일어났고 조기에 수습이 안 되면 (경제 전망의) 의미 자체가 없어진다. 전망을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추경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중동사태 장기화로 경제 충격이 현실화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정책실장은 "(전쟁으로) 직접 타격을 받는 산업이 있고, 소비자도 있다. 개인에 대해 피해를 직접 보전하는 방안까지도 정책 옵션이 늘어나면 그것(추경)까지 논의할 거다. (앞으로) 10일 사이에 진지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중동사태 대응을 위해 원유 공급선 다변화와 석유 최고가격 지정, 유류세 인하 등 대책을 내놨다.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의 금융 지원은 물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중동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기존 대책만으로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 초부터 문화·예술계와 창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추경 편성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추진보다는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중동사태로 국내경제 타격이 현실화하자 조기에 추가 재원 투입을 띄우는 모습이다.
추경 재원 사용처도 어느 정도 구체화했다. 김 정책실장은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세금을 유류세 인하(에 쓰기)보다 직접 피해를 보는 소비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라며 "그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추경 재원으로 에너지 바우처를 활용한 유류비 직접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추경 편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추경 편성이 현실화하더라도 채권시장과 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발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처는 지난해 발생한 초과 세수와 올해 불용 예산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결과 실제 추경에 쓸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00억 원 미만이고,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등 기금 재원도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신 지난해 법인세 초과 세수가 약 10조 원 정도로 예상돼 세입경정을 통해 재원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불용이 예상되는 사업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포함하면 10조~20조 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채발행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추경 편성 시 유류비 직접 지원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은 아직까진 준비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중동 사태 장기화로 추가 재원이 필요하면 부처 간 소통을 통해 예산 수요를 집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