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 공사비 아끼려고 설치"

정치

뉴스1,

2026년 3월 10일, 오후 12:00

지난 2024년 12월 30일 당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콘크리트 재질 방위각 시설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2024.12.30 © 뉴스1 김성진 기자

12·29 여객기 참사에서 논란이 된 콘크리트 둔덕 설치 이유가 '공사비 절감' 때문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이 10일 공개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등 국내 지방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은 이같은 이유로 설치됐다.

로컬라이저(LZZ)는 전파 방해를 막기 위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아야 하는데, 활주로와 종단안전구역 등에 경사를 주게 되면 로컬라이저는 더 높아진다. 이 경우 풍하중(바람으로 인해 구조물 외면에 작용하는 하중) 등에 견디기 위해 기초는 더 튼튼해져야 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경사를 허용해 토공사(흙을 다루는 공사) 물량을 적게 건설했고, 이에 발생하는 높이차는 둔덕 등 기초구조물로 맞췄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은 활주로 끝에서 로컬라이저까지 최소 종단경사(0.26~0.55%)를 두었을 뿐, 활주로는 종단경사가 0%로 평평해 둔덕이 없다.

반면 무안공항은 더 큰 종단경사(활주로 0.2%, 종단안전구역 1.0%)를 둬 지면보다 높은(1.73m, 2.46m) 둔덕을 두면서 내부에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콘크리트)을 설치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지형을 많이 살리다 보면, 크게 3~5m 낙차가 생긴다"며 "바람이나 태풍 등에 강하게 견디기 위해 유지보수 차원에서 강하게 기초 시설물을 설치하다 보니 항공사고에 위협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처럼 종단안전구역 등의 종단경사로 높이차가 발생하자, 건설 단계부터 사후 관리 단계까지 무안공항 등 8개 공항·14개소 로컬라이저를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이나 철골 기초구조물로 설치했다.

특히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부터 무안 등 5개 공항에 노후화된 항행 안전시설을 개량하면서, 이 기준에 미달한 로컬라이즈 기초구조물을 콘크리트 등으로 오히려 보강해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2009년 취약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무너지기 쉬운 구조물 매뉴얼을 국토교통부 예규로 제정하고도 3년 만에 이를 폐기하기도 했다.

무안·울진공항의 항공기 관제를 목적으로 다변측정감시시스템을 구매해 준공했으나, 제대로 탐지를 못 하는 등의 성능 미달 사실도 드러났다.

국토부와 공항 운영자는 조류충돌 위험평가 시 충돌위험이 높은 조류를 다수 누락했고, 항공정보간행물(AIP)에 조류활동정보를 현행화하는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국토부는 엔진결함으로 추정되는 장애가 접수돼도 사실조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후속대책을 이행하지 않는 등 사후 관리체계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국적항공사 항공기에 최다 장착(122대, 29%)된 CFM-56엔진의 고장·결함으로 발생한 항공안전장애(59건)에 대한 사실조사 여부를 점검한 결과, 국토부는 2건(3.3%)만 사실조사를 하고 나머지 57건은 사실조사를 미실시했다.

국토부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항공기 사고 유형 10가지 중 동체 착륙, 조류 충돌, 이착륙 시 모든 엔진 고장 등 4개의 비상 상황에 대한 조종사 훈련을 운항기술기준 훈련 과목에 의무화하지 않았다.

항공기 조종사 영어자격 관리·감독이 부적정하고, 항공신체검사 시 정신질환 등을 신고하지 않은 채 운항하는데도 확인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조종사 62명이 중증 우울증 등 정신질환 진료내역을 문진표를 통해를 통해 전문의에게 알리지 않고 신체검사 '적합' 판정을 받은 후 최근 3년간 총 1만 2097회를 운항했고, 관제사 35명도 신체검사 시 부적합 판정에 해당한 중증정신질환을 숨기고 2022년 이후 2만 3744일을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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