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불출마' 명분 쌓나?…국민의힘 다시 격랑 속으로

정치

뉴스1,

2026년 3월 13일, 오전 06:05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하이서울기업지원 사업 관련 특별강의를 마친 뒤 가진 백브리핑에서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시적인 당 노선 변화 움직임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6·3 서울시장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을 또 보류했다. 오 시장과 장동혁 당대표 간 힘 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당 의원 전원의 명의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 채택에도 내홍이 지속하는 가운데 오 시장까지 갈등의 한복판에 등장하면서 당내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도부에 혁신 선대위 체제로의 조기 전환과 당 극우 인사 조처가 선행되고 후보자 접수 기한을 재연장할 경우 공천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을 후보자 등록 마감일로 정했다.

오 시장이 당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후보자 등록신청을 하지 않자, 공관위는 지난 11일~12일 추가 접수에 나섰다. 9일에는 당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의 명의로 노선 변화에 나선다는 결의문이 채택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경선 후보 등록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여전히 당 지도부의 가시적인 노선 변화 움직임이 미흡하다며 후보자 등록을 보류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변화의 조짐이 있을 때 등록할 수 있다"며 "기왕 하루, 이틀 연기해 주신 것 조금만 더 기간을 여유 있게 주시면 한 명의 후보자로서 등록하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입장 발표 직후 당내에서는 '불출마 명분 쌓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이승배 기자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의 공식적인 선거 절차를 일방적으로 본인 만의 일정으로 만들어 달라고 또 그러는 것 아닌가"라며 "선민의식이자 특혜를 또 달라고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소속으로는 선거에 안 나간다고 했는데 지도부가 요구 사항을 안 들어줘도 후보 신청은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며 "결국 불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도부가 오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선거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극심한 내홍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결과를 둘러싼 '네 탓 공방'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친한계(친한동훈계)와 개혁파는 결의문 채택 이후에도 장동혁 당대표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대구·경북(TK)에서 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꺼내 들며 "참 어렵게 산다, 장동혁"이라고 했고,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철회 및 복당 조치 △전한길·고성국 등 당내 '극우' 인사의 즉각 제명 출당 등을 요구한 상태다.

장 대표는 갈등 증폭을 경계하면서 일단 로키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전날(12일)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문제에 머물러 우리끼리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여투쟁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을 때"라며 "당직을 맡고 있는 모든 분은 앞으로 당내 문제나, 당내 인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당권파 인사들이 친한계·개혁파·오 시장 등에맞대응하자 향후에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제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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