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 정책토론회 '검찰의 공소권 남용과 형사소송법 제255조 "공소취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검찰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습에 들어갔지만,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유튜버 김어준 씨 방송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장인수 기자를 고발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여권 빅스피커'로 불리는 김 씨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소취소 거거래이 민주당의 검찰개혁 후속법안 추진과 맞물리면서 불거졌던 만큼 민주당이 3월 국회에서 차질없이 후속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및 공소청 설치안을 처리할지도 주목된다.
의혹 제기 기자 고발에도 당내 장인수-김어준 책임론 분출
13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12일)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했던 장 기자에 대해서만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지만, 민주당 내에선 장 기자와 함께 김 씨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장 기자에 대해 "잘못된 부분에 있어선 빨리 사과를 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일단락 짓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고, 김 씨를 향해선 "책임감 있게 사과를 하고 나서 재발 방지 조치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한다. 그 부분이 지금까지는 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의원도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경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일 뿐만 아니라 사실은 일종의 정치적 공세"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이 고발대상에서 김 씨를 제외한 것과 관련, "국민들과 지지자들의 정서하고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모인인 더민주혁신회의 역시 이날 '국정혼란 부른 공소취소 거래설, 장 기자와 김어준 뉴스공장은 책임져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정작 이 허무맹랑한 의혹이 확산하는 데 결정적 통로가 됐던 김어준 뉴스공장에 대해선 법률 검토를 이유로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큰 취재를 했다'며 해당 주장을 사실상 동조하고 '특종'이라 치켜세우더니, 급기야 방송에선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되는 상황으로 번졌다"고 김 씨를 겨냥했다.
혁신회의는 "근거 없는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의 판을 깔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운 데에는 분명한 책임이 있다"면서 "장 기자와 김어준 뉴스공장은 국정 혼란을 야기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음모론과 정치선동의 무책임한 확성기가 아니라면 분명한 사과와 반성, 그리고 사실 검증 없는 의혹 유포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12일) 장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장에 고발하기로 했다.
정청래 대표는 같은 날 의원 총회에서 "뜬금없이 공소취소 거래설이 난무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당 국민소통위원장이자 친문(친문재인)계인 김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며 공소취소 거래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이 고발에 따른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장 기자가 의혹을 제기한 경위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것으고 보고 고발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공소 취소 거래설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간부에게 검찰 개혁안에 검찰의 입장을 반영하는 조건으로 이 대통령의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제안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해당 '정부 고위 관계자'로 지목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여러 차례 "공소취소 거래설은 얘기할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2026.3.3 © 뉴스1 구윤성 기자
여권-김여준 관계 재설정 주목…"더 이상 김어준 방송에 줄서지 않는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과 김 씨와의 관계 재설정에 주목하고 있다.
22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을 가진 김 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리스크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적극 방어에 나선 것은 물론 당시 여권이었던 윤석열 정부 공격에 앞장서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김민석 국무총리, 친명계와 날 선 상황을 연출하면서 상당한 거리감이 생겼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이 대통령의 신흥 지지층인 이른바 '뉴이재명' 사이에선 김 씨는 친청(친정청래) 또는 친문(친문재인)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김 씨를 직격하는 발언이 많아지면서 여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 씨 방송 출연 중단' 요구에 대해선 "그런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현재는 (의원들) 재량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아마 출연자가 많이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알현하듯이 줄 서 있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우리가 국민의힘과 관련해 고성국이나 전한길 유튜버를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아 볼 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과거에는 분명 김 씨의 방송에 나가려고 '줄 서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많다"며 "김 씨 본인이 직접 나서 이슈를 만들고 그러다 보니 공소취소 거래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는 김 씨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친명계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의 특성을 이해한다고 해도, 김 씨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사실관계 검증 과정이 더 있었어야 했다"며 "보통 인터뷰 내용의 70~80%는 질문지로 줘서 알려주는데 김 씨가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꼬집었다.
방송인 김어준 씨. 2024.12.13 © 뉴스1 김민지 기자
김어준, '공소취소 거래설' 방송 사전 조율 가능성 일축만…사과 안해
김어준 씨는 공식적인 사과 표명 등은 하지 않은 채 공소취소 거래설 방송의 사전 조율 가능성에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사실상 장 기자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 씨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미리 알고서 짜고 쳤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분들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제작 과정을 설명하며 "어떤 단계의 기록에도 장 기자가 그날 라이브에서 한 말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종 대본 역시 스태프들이 볼 수 있는 방에 지금도 남아 있다"며 "장 기자가 출연 전까지 자신이 라이브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걸 기록으로 모든 단계에서 마지막 대본·시간까지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좋다. 모조리 무고로 걸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취재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선 장 기자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고, 언제 어떤 형식으로 터뜨릴지는 프로로서 장 기자가 선택한 일인 것"이라며 "터뜨릴 장소로 선택할 만큼 뉴스공장 접속자가 많은 걸 우리가 사과해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장 기자는 전날 "정부 고위관계자가 공소취소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거래하려 한다고 방송한 적은 단연코 없다. 또 무슨 의도로 이런 얘길 했는지, 거래 의도인지도 일절 하지 않았다"며 "뉴스공장 측과 이 내용 관련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檢개혁 이견·표출' 분석도…'비교적 무난한 통과' 예상도
애초 공소취소 거래설은 김 씨의 방송에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 등 검찰개혁 후속방안을 논하다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나 갈등이 거래설을 계기로 표출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정부의 중수청 및 공소청 설치법 수정안(정부안)을 놓고도 당내 강경파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나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는 정부안에 비판적인 태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우당'인 조국혁신당의 정부안 수용 여부도 변수다.
정치권에서는 공소취소 거래설 의혹을 정리해야 3월 국회에서 차질 없이 중수청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지난 2월 임시 국회에서 통과된 사법개혁 3법과 달리 중수청 법안은 쟁점이 많지 않아 '비교적 무난한 통과'를 예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전북 순창군에서 가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 처리와 관련,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개혁이 될 수 있도록 당 대표인 제가 지금 물밑 조율을 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율해서, 여러분들 열망이 실망으로 가지 않도록 당 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mrl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