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3개월 사용불가에도 작전성 검토 생략
지상방산 전시회는 그동안 육군협회와 디펜스엑스포(IDK)가 공동 주최해 ‘DX KOREA’라는 이름으로 열려왔다. 그러나 전시회 운영권과 수익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양측이 결별하면서 구조가 바뀌었다. 육군협회는 ‘KADEX’를 새로 출범시켰고, 기존 ‘DX KOREA’는 별도로 유지됐다. 그 결과 2024년 사실상 두 개의 지상방산 전시회가 병존하는 체제가 만들어졌다.
2024년 행사에서는 육군협회가 주최한 KADEX가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활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국방부가 KADEX를 후원하면서 ‘공식 행사’ 성격도 강화됐다. 반면 같은 시기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는 상대적으로 중소업체 중심 행사로 축소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육군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가 지난 2024년 10월 2~6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렸다. (출처=KADEX 홈페이지)
작전성 검토는 해당 시설이 군사 작전에 미치는 영향과 비상 상황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절차다. 반면 타당성 검토는 행정적·운영적 측면에서 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핵심 군사시설인 비상활주로에 대해 작전성 검토를 생략한 채 행사 사용을 허용한 것은 절차적으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지상방산전시회 분리 개최…특혜 시비 재연
이 같은 논란은 2026년 행사 준비 과정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KADEX 측은 다시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활용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방부의 최종 사용 승인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 기업 모집 과정에서 ‘계룡대 개최’를 전제로 홍보가 이뤄지면서 절차 논란이 불거졌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ADEX 2026 주최 측인 육군협회가 법과 절차에 따라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승인을 받는 것이 우선이고,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사실처럼 안내하면서 ‘국회와 국방부가 왜 참견하느냐’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국회법 제127조 2항에 따른 감사원 감사 요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육군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가 지난 2024년 10월 2~6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렸다. (출처=KADEX 홈페이지)
허욱구 육군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KADEX 설명회에서 “해당 활주로는 2006년부터 군 및 계룡시 행사에 사용했으며, 지상무기전시회는 육군의 인력과 장비, 예산이 수반되는 국가적 행사”라며 “계룡대에는 비상시 운용 가능한 정규 헬기장 3곳이 있고, 인근 항공학교 헬기장에선 수송기를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전 홍보 논란과 관련해서는 “전시회는 통상 1년 전부터 참가기업 모집과 계약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 관례”라고 말했다. KADEX 2026은 오는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계룡대에서 ‘지상군페스티벌’, ‘계룡군문화축제’와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참가 기업은 2024년 365개에서 450개로, 부스는 1432개에서 2032개로 확대된다.
◇“둘로 나뉜 방산전시회, 기업만 힘들다”
DX KOREA 역시 기존 전시 인프라와 브랜드를 앞세워 업체 유치에 나서고 있다. DX KOREA 2026은 오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2024년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4) 전시장 모습이다. (출처=DX코리아)
특히 글로벌 방산 전시회 일정이 촘촘한 상황에서 국내 행사까지 이원화되면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업체의 경우 두 전시회 모두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있고, 중소업체는 비용과 인력 문제로 한 곳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시 부스 설치와 장비 이동, 인력 운용 등에 드는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전시회만 해도 대응하기 벅찬데 국내에서 같은 성격의 전시회를 두 번 준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정부가 조정 역할을 하지 않으면 피해는 결국 기업들이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어 입장에서도 어느 전시회가 대표 행사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