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유족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29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유족과 만나 희생자에 대한 명예 회복과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및 민사 소멸시효 배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4·3 희생자 유족과의 오찬에서 "제주 4·3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념 갈등의 광풍 속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 범죄로 제주도민 10%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잔인한 국가 폭력에 희생되신 제주도민을 생각하면 대통령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소멸시효를 완전히 배제해 살아있는 한 형사 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까지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도록 형사 처벌 시효, 민사 대상 소멸시효도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민사 소멸시효 폐지와 관련해 "윤석열 정권 당시 우리가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재입법을 통해 영구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국가 폭력으로 국민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그런 일이 생기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만들어 놓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족께 상처를 안겨준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에 대해 취소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주권정부는 유족과 제주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제주 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주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아직 완결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9차 희생자 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 및 정전, 혼인, 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께서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신원 확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족회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해 보겠다"라며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나아가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장정언 4·3 희생자 유족회 고문, 김연옥 4·3사건 생존 희생자, 오인권 4·3 생존 희생자 후유 장애인협회장, 고계순 4·3 희생자 유족, 임문철 4·3 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4·3 희생자 유족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김한규, 문대림 의원도 자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제주시 명림로 제주4·3평화공원 내 위령제단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2026.3.29 © 뉴스1 이재명 기자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도…"다시는 비극 발생 않도록 할 것"
이 대통령은 유족 오찬에 앞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내달 2~3일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으로 인해 제주 4·3 추념식에 앞서 제주도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혜경 여사와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통해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4·3 사건 당시 행방불명돼 시신조차 찾지 못한 희생자들의 표석이 설치된 '행방불명인 표석'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제주 4·3을 기억하며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민형사 시효제도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제주도 방문에 앞서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오늘 최악의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 참배를 갑니다"라며 "영문도 모른 채 이유 없이 죽창에 찔리고 카빈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죽은 원혼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hanantw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