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6.3.31 © 뉴스1 최지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일 정유업계·주유소들의 고질적인 거래 관행으로 꼽히는원가 사후 정산·전량 구매 구조를 손질하기로 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주유소들의유가 급등 부담이 커짐에 따라 당정이 4대 정유사들과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한 데 따른 결과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강일 의원은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기구 2차 회의'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변동 리스크를 정유사와 주유소가 공정하게 나누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정유사들이) 불투명한 사후 정산과 전량 구매 제도라는 이중 족쇄를 채워놓고 주유소에 일방적으로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사후정산이란 정유사가 주유소에 기름을 팔 때는 가격을 밝히지 않다가 한 달 정도 뒤 정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주유소 입장에선 가격을 예측하기 어려워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전량 구매는 주유 업체가 특정 정유사 기름만 전량 구매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이 의원은 "가장 시급한 부분은 사후 정산 제도를 투명화하는 것"이라며 "얼마에 떼오는지 모르는 깜깜이 가격으로 언제까지 주유소를 운영하게 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산 주기를 1주 이내로 대폭 단축하고 2주 단위로 가격을 미리 정산하도록 하는 '선 확정가' 방식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한 "전략 구매 제도 역시 본사에 종속하는 관계에서 연평균 거래액의 50% 이상만 의무 매입하도록 기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고통을 조금씩 분담해 상생의 길을 열어나가자"고 했다.
이날 위원회는 을지로위 소속 위원뿐 아니라 산업통상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국내 4대 정유사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자리했다.
을지로위 소속인 김남근 의원은 "(오늘) 정유업계가 준비한 것을 보니까 사후정산제 개선 의지가 있다는 의견을 주신 것 같다"며 "가격 정산이 지금처럼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을 안하고 일주일 이내로 줄이겠다는 의견을 준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속 거래제와 관련해서도 "싸거나 좋은 석유를 살 수 있는 선택권을 주유소에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박치웅 HD현대오일뱅크 전무는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제품을 공급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오해가 있는 부분은 (사회적 대화로) 해소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정과 정유업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사후 정산·전속 거래 폐지 또는 완화에 어느 정도 합의를 본 것으로 보인다.
정진욱 의원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정유사들은 사후 정산을 폐지하는 것도, 일정 기간 지나(기간을 단축해) 정산하는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했다. 주유소에서는 약 일주일 후 정산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이것은 합의가 됐다. 최종적으로 결론 내리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전속 거래 제도와 관련해선 "을지로위는 현재까지 (전속 거래 범위를) 50%(로 낮추는 것)를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며 "일부 정유사가 좀 더 논의하겠다고 해서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전속 거래제를 없애고 혼합 거래를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다는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전속 거래제를 손보는 것은 시장 자율 경쟁 내지 시장다운 시장이 되는 과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혜택이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유사가 주유소와 거래할 때 카드를 받지 않고 현금 결제만 허용하는 관행 등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정과 업계는 향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 문제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mrl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