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상하지 못했던 제명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저의 상황을 충분히 전할 기회조차 없이 당이 결정을 내렸다. 참담하다”고 전했다.
전날 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 지사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정청래 대표가 관련 제보를 접한 뒤 긴급감찰 지시를 내린 지 12시간 만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명백한 불법 상황이었다는 것을 판단했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제명했다”며 “금품을 살포하는 행위가 있었고 CCTV에 녹화되고 국민에게 보도되는 상황을 미온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것이고 당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강경한 결정을 내린데는 그동안 강선우·김병기 의원 비위 의혹이 잇따르며 당의 신뢰도와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추가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이 장기화할 경우 여론 약화는 물론 향후 선거 국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전광석화’ 같은 처리 속도를 두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통일교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재수 의원과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하고 탈당한 장경태 의원 등과 비교해 대응 수위가 일관되지 않다는 것이다.
'돈 봉투 살포 의혹'에 휩싸인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1일 도청에서 취재진에게 "청년들에게 대리비를 줬다가 회수했다"며 "당 윤리감찰단에 있는 그대로 소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제명은 전북지사 경선 구도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은 이원택·안호영 의원의 양자 대결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명·청 대결’ 구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선 지난해 8·2 전당대회 당시 정 대표를 지원한 의원 10여명을 친(親)정청래계의 핵심으로 보는데, 이 의원은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안 의원은 친이재명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다.
안 의원은 당초 김 지사와 정책 연대를 하고 경선에서 중도 하차를 검토했으나 제명 이후 완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의 중단 없는 전진을 책임지고 이어가겠다”면서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다. 동시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특히 안 의원은 김 지사의 제명에도 불구하고 정책 연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의 결정으로 김관영 도지사가 제명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성역은 없고 법과 원칙은 엄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김 지사가 전북 발전을 위해 쏟아온 열정과 성과는 결코 부정될 수 없고 이는 전북 도정의 자산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은 저를 광야로 내쳤지만 도민에 대한 책무를 버리지 않겠다”며 “차분히 길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행보에 여지를 남겼다.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당의 입장에서는 증거 화면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조치가 늦어질 경우 선거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북의 경우 무소속 당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