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본인 제공)
정부가 국민 혈세로 갚아야 할 '국가 부채'가 지난해 2771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185조 9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지난해보다 31조 5000억 원 늘어난 연금충당부채 1344조 4000억 원도 포함됐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과 군인이 납부하는 미래의 연금수입을 제외하고 향후 퇴직자에게 지급할 연금지출액만 추정한 금액이다. 국가부채에 해당 금액이 포함되다 보니, 퇴직공무원에게 줘야 할 돈 때문에 국가재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연금학회장, 한국보험학회장, 한국리스크관리학회장 등을 역임한 성주호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연금충당부채는 국민 세금으로 당장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런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연금충당부채, 오랜 기간 연금 수입으로 상당 부분 충당"
성 교수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연금충당부채 규모가 너무 커서 놀라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금충당부채는 올해 당장 지급해야 할 연금 지급액 또는 나랏빚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연금 수입으로 상당 부분 충당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금충당부채란 재직하고 있는 공무원이 매월 납부하는 기여금, 국가가 고용주로서 부담하는 연금부담금 등 장래에 발생할 연금 수입은 전혀 산정하지 않고, 오직 매 회계연도 결산일 기준 공무원 재직자와 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향후 약 70년 이상 발생할 연금지출 추정액을 결산일 현재가치로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전체 국가부채 규모에서 절반 내외를 차지하는 연금충당부채가 전액 모두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나랏빚, 즉 국가채무라고 생각하지만 연금충당부채는 지급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회계상 개념으로 상환 시기와 금액이 확정된 국가채무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연금충당부채는 기여금이나 부담금 등 연금수입을 고려하지 않고 장래에 예상되는 연금추정지출액만 계산해 본 것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연금수입으로 상당 부분 충당되기 때문에 전액 국민 세금으로 당장 갚아야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건전성 선제 관리 위해 '국가 부채' 포함"
그렇다면 왜 연금충당부채를 '국가 부채'에 포함하는 걸까. 연금충당부채는 2009년 '국가회계법' 제정을 통해 2011회계연도부터 결산보고서에 표시하도록 의무화됐다.
성 교수는 "연금충당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하는 이유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적 시점에서 정부의 포괄적 재정 상태와 미래 재정위험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채무와 국가부채의 개념을 자세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채무는 정부가 예산보다 돈을 더 많이 써야 할 때 다른 곳에서 빌려온 돈이고, 국가부채는 국가채무에 더해 앞으로 정부가 지급할 책임이 있는 모든 돈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특히 부채는 과거의 거래나 사건의 결과로 회계주체가 부담하는 의무로, 그 이행을 위해 미래에 자원의 유출 또는 사용이 예상되는 현재의 의무를 말한다.이에 연금충당부채는 상환 시기와 금액이 확정된 국가채무와 다르고, 기여금이나 부담금 등 연금수입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부담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올해 공무원들이 일한 만큼 고용주인 국가가 나중에 줘야 할 연금 빚이 생겼으니 이것도 부채로 기록하자는 취지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회계연도 연금충당부채, 증가 폭 둔화"
아울러 연금충당부채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만 포함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주인 국가의 연금 지급의무가 이미 발생했기 때문에 발생주의 회계원칙에 따라 국가회계에 부채로 계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은 국가가 고용 주체로서 제공하는 연금이 아닌 국가의 사회보장정책의 일환으로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국가결산 시 연금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매년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고령화로 인한 연금수급자 증가 등 자연증가분이 연금충당부채의 주요한 증가요인"이라며 "2025회계연도 연금충당부채의 경우, 전년에 비해 2.4% 증가해 2024회계연도 증가율 6.8%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70년 이상의 기간에 대한 장기 예측을 통해 산정되기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을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국채이자율) 등 재무가정의 변화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할인율 상승에 따른 미래연금액의 현재가치 감소 등이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