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기 뉴스1 정치부 차장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객관적 상황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것이고, 결국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체제 전환 이후 수차례 이같이 강조했다. 대한민국호(號) 키를 잡은 대통령의 시선은 당면한 위기 극복을 넘어 에너지 수급체계와 경제 체질 전반의 구조적 개선까지 향해 있는 듯 하다. 그 문제 의식과 방향성에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국정 우선순위와 현실성이다. 당면한 위기 대응과 구조 대개혁 명제가 병립하려면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필요한 동력은 상상 이상이다. 임기 초 집중된 대통령의 권위와 권력으로도 오히려 부족하다. 임기 중 첫 단추만 제대로 끼워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난제 중 난제 아닐까 싶다.
불행히도 현재의 극과 극 대립의 정치 상황 속에서 사회 전반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기적 위기 대응 국면에서조차 가짜뉴스와 책임 공방으로 삐그덕대는 현실이다.
사회 대전환·구조 개혁에 마음 급한 대통령과 정치적 유불리 계산에 골몰하는 정치권, 당장 생업에 고달픈 국민. 이런 제각각 이해 관계를 하나로 묶는 것은 사회 대전환의 필수 요건이자 출발점이다. 다만 그 과정은 결과물내기 보다 오히려 더 힘들고 지난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개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설득할 이는 반대편에 선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이다. 전날만 해도 야당을 향한 협치 제안이 중임·연임 말꼬투리 잡기 속에 빛이 바랠 정도로 정치적 반목은 심각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야당을 적으로 규정하다 끝내 금단의 선택까지 치달은 전임 대통령과는 다른 모습을 국민은 바랄 것이다.
개인적으로 취임 후 이 대통령의 수 차례 공언·다짐 중 "이제는 여당 대표가 아닌 모든 국민의 대표자"란 말이 퍽 인상 깊었다. 때론 정치적 손해가 불보듯 뻔해도 언제든, 기꺼이 야당과 마주앉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대화의 손을 내미는 것은 가장 강자인 대통령만이 가능한 일이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