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대구 '최악 4파전' 막오르나…이진숙 '한덕수 모델론'까지

정치

뉴스1,

2026년 4월 08일, 오후 04:56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컷오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6.4.8 © 뉴스1 신웅수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8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에 대한 자신의 거취 표명을 항고심 판단 이후로 미루면서, 당 안팎에서 빗발친 '선당후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주 의원까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보수 진영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대구시장 '4파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은 제 개인의 유불리를 넘어 우리 당의 공천 원칙과 보수의 미래가 걸린 문제였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며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뒤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책임을 장동혁 대표 체제에 돌렸다. 주 의원은 "이번 위기의 한복판에 장동혁 대표 체제가 있다"며 "장 대표는 지지율이 18%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고치겠다는 말도, 선거 뒤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말도 없다. 공천 실패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법적 다툼으로 인해 경선 일정이 요동칠 경우 당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주 의원의 대승적 결단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항고심에서 컷오프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이에 대구시장 경선 경쟁자인 유영하 의원과 3선의 성일종 의원이 공개적으로 '선당후사'를 요구했으며, 대구 지역 의원들 역시 이틀 전 회동을 통해 이 같은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6일 대구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공천 배제(컷오프) 등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4.6 © 뉴스1 공정식 기자

하지만 결국 이를 거부하면서,TK(대구·경북) 의원들 사이에서는 주 의원의 향후 행보를 두고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이들 사이에서는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무소속 출마 강행 시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라는 거물급 경쟁자가 버티고 있어 표 분산만 초래할 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 재선 의원은 "항소심 결과를 핑계로 시간을 벌면서 정국이 유리하게 흘러갈지 관망하려는 의도"라며 "진작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결심이었다면 벌써 행동에 나섰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른 재선 의원 역시 "그동안 대구시장을 향해 들인 공과 주변의 조력자들을 생각하면 단번에 뜻을 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법원 판단 등 막판 변수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반면 주 의원이 결국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반론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미 6선 고지에 오른 주 의원 입장에선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고작 2년 남은 국회의원 임기 때문에 오랜 시간 준비한 도전을 포기하기엔 본인의 아쉬움이 너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은 이진숙 전 위원장의 행보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현재 대구시장 예비후보로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여권 단일 후보 간의 1대1 구도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재선 의원은 "정무적 타협이나 주변을 살피는 정치적 훈련이 부족해 보인다"며 "이런 식으로 무리수를 둔다면 향후 당 차원에서 다른 역할을 맡기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덕수와 김문수 막판 단일화 시도 염두 분석도
TK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전 위원장이 이른바 '한덕수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는 과거 대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당내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막판 단일화를 시도했던 전례를 뜻한다. 본인의 높은 지지율을 지렛대 삼아, 자신과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보를 경선에서 승리시켜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단일화 프레임을 앞세워 우선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과거 대선 당시 한 전 총리와 당 후보 간의 단일화 공식을 벤치마킹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재선 의원은 "결국 보수에 마음을 찢어놨던 사건을 반복하게 되면 본선 승리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당내 갈등의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대구 지역 민심 이반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경선 후보가 2인으로 압축되는 오는 17일 직후 돌파구가 마련될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재선 의원은 "힘을 합쳐도 버거운 상황에서 각자도생만 고집하니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이라며 "경선 대진표가 2인으로 좁혀진 뒤에야 당 지도부 차원의 중재나 대응책 마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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