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부모 사망해도 이축 허용해야"…20년 실거주 아들 주거권 인정

정치

뉴스1,

2026년 4월 09일, 오전 08:43

허재우 국민권익위원회 고충처리국장. © 뉴스1 김기남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사업으로 주거지를 잃은 뒤 소유자인 부모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이축 허가를 거부당한 사례에 대해, 장기간 실거주한 자녀에게 이축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권익위는 20년 넘게 부모를 부양하며 해당 주택에 거주해 온 아들이 개발제한구역 내 다른 토지로 집을 옮겨 짓는 '이축'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의견표명을 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민원은 울산의 한 지역에서 국도 확장공사로 주택이 철거될 위기에 놓이면서 발생했다. 신청인 A씨는 대를 이어 부모와 함께 살아온 주택의 이축을 준비했으나, 소유자인 어머니가 사망하자 지자체가 "소유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이축권 승계를 인정하지 않고 허가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2001년부터 해당 주택에 거주하며 부모를 부양하고 공과금도 직접 납부해 온 점 등을 들어 실질적인 거주자로서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A씨는 장기간 실거주 사실이 확인됐으며, 전기료와 상하수도 요금 등 생활비를 부담해 온 점이 인정됐다. 또한 개발제한구역 이축 제도가 공익사업으로 터전을 잃은 원주민의 생활 기반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도 고려됐다.

권익위는 "소유자가 사망했더라도 동일 세대원이 공익사업으로 인해 이주하게 된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이축을 허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외지인의 투기 목적 이축권 양수와 달리, 신청인은 동일 세대원으로서 생활 근거지를 상실한 경우에 해당하는 만큼 보호 필요성이 크다고 봤다.

허재우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공익사업으로 생활 터전을 잃은 국민에게 형식적인 법 적용만을 하게 되면 납득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경직된 법 해석으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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