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4.13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도날드 투스크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폴란드와 한국은 참 닮은 점이 많다"며 일명 '닮은꼴 외교'를 선보였다.
국권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공통의 역사적 경험을 강조하며 심리적 거리를 좁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폴란드 공식 오찬' 환영사에서 "두 나라는 8000㎞이상 떨어져 있지만, 국토와 주권이 상실된 아픈 역사의 기억 아래서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권침탈이라는 수난을 극복하고 불굴의 의지로 희망의 새 역사를 써내려 왔다"며 "외세의 침략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민족의 자긍심과 문화를 당당히 지켜내고 국난을 딛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시인 김광균의 '추일서정' 구절인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나게 한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의 시인 김광균은 폴란드 도룬시의 가을 하늘에 빗대어 노래했다"며 "물리적 거리와 시간대를 초월해서 두 민족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위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김광균 '추일서정' 읊은 李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선 회담에서도 투스크 총리를 향해 "레흐 바웬사의 청년 동지"라고 언급하며 그의 민주화 이력을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카메라 철수 전에 하나 알려드려야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민들께서 폴란드의 자유노조, 레흐 바웬사를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며 "그 레흐 바웬사의 청년동지였던 분이 바로 우리 투스크 총리"라고 소개했다.
바웬사는 폴란드 민주화 운동을 이끈 상징적 지도자로, 198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90년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하고 있을 때 폴란드의 자유노조, 레흐 바웬사는 매우 인상적인 희망의 불빛 같은 존재였다며 "민주주의의 힘으로 폴란드와 대한민국이 더 많이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2026.4.13 © 뉴스1 허경 기자
투스크 "2020년 한일 월드컵만 빼면" 농담도
이 대통령의 발언에 투스크 총리도 "오늘 첫 공식 면담이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님과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서는 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점도 서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양국은 '문화'를 매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투스크 총리는 오찬에서 "양국 관계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뿐이었다"고 농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좋아한다고 소개하고, 손녀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팬이라고 언급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폴란드, 방산·소고기 협력 확대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산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 양국은 앞서 2022년 약 442억 달러 규모의 방산 총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심화·발전할 수 있도록 이미 체결한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폴란드산 소고기의 한국 수입 문제도 논의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폴란드산 소고기 수입이 가시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ukge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