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국가와 관계 다지고 中과 소통하고…미중회담 전 바빠진 北

정치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후 04:4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가운데, 북한도 아군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에 신임 대사를 파견하는 한편,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초청해 회담도 개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연회를 진행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13일 통일부와 북한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지경수 벨라루스 주재 북한대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신임장을 제출했다. 지 비서는 김 위원장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보내는 ‘따뜻한 인사’를 전했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5~26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정치·경제 전반 협력을 포괄하는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며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한 바 있다. 북한과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는 친러 국가이자 서방의 제재 대상 국가라는 공통분모로 급격히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벨라루스도 오는 8월께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날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러시아-벨라루스간 삼각협력 내지는 친러국가간의 협력을 통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친러 국가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또 다른 대외관계 축인 ‘중국’과의 관계에도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10~11일 북한 측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는데, 왕 부장은 김 위원장과도 면담을 했다. 왕 부장이 6년 7개월 전인 2019년 5월 북한을 찾았을 땐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번엔 만난 것이다. 그만큼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조중(북중)양국이 공동의 이익수호와 쌍무관계의 다방면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여러 급에서의 내왕(왕래)과 접촉을 보다 심화시키며 호상(상호) 지지와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국제적인 현 지정학적 형세와 전망적인 두 나라 전략적 이익의 견지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은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는데,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발발한 중동 전쟁은 물론 다음 달 열릴 미중 정상회담 관련 한반도 문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는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미중정상회담 계기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미국이 이란전쟁을 이어가고 있고,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 전제는 ‘핵 인정’이라는 조건을 내건 만큼, 만남의 성사까지 난관은 많겠지만 그래도 가능성 자체는 열려 있다는 평가다.

굳이 북미 정상간 만남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이란 공습과 베네수엘라 사태 등을 지켜본 만큼, 북-중-러 모두 3각 연대에 기반한 ‘다극 체제’ 강화가 필요할 때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아군을 최대한 마련해 상대를 향해 협상 문턱이 높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도 친러, 친중성향의 국가들과의 사회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주권국가로서의 대외 위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대외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북한 외무성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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