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수 건국대 교수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2 © 뉴스1 신웅수 기자
집단소송법 제정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법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행 이전 사건에까지 법을 적용하는 소급 적용 여부에는 대체로 신중론을 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집단소송법 제정 관련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4인의 의견을 청취했다.
집단소송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피해자 1명이라도 국가나 기업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기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되도록 한 제도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은 현재 증권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는 제도를 산업 전반으로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집단소송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변웅재 강남대 특임교수는 "플랫폼 시대와 AI 시대를 맞이해서 이제 집단소송제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경수 변호사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게 기업이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지원책이라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은 집단소송법이 될 수 있다"며 "브레이크로서의 집단소송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소급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권용수 건국대 교수는 "집단소송이 소급 적용됨으로써 과거와 관련해 위험을 질 수 있고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결국 주주와 근로자에게 매우 심각한 피해를 준다"며 "이념을 떠나서 기본적 실증이 전제된 다음에 이뤄지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도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과 대법원의 일관된 판결에 비춰봤을 때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이러한 법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집단소송법의 신뢰를 높이는 데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옵트아웃을 놓고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옵트아웃은 별도로 소송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경우 소송에 참여하지 않아도 배상을 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옵트아웃 방식으로 한다면 미국 사례에서 보다시피 집단소송제도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며 "(옵트아웃, 옵트인 모두) 양쪽 다 극명한 장단점이 있다. 효율성과 함께 법적 안정성을 함께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처럼 집단소송이 발생한다면) 이게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도입을 한다면 옵트인 방식이 적절하고, 옵트아웃을 한다면 분야를 제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소급 적용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의 찬반도 엇갈렸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진정 소급효(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신법을 적용)의 경우 대법원에서도 인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위헌 문제도 없어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은 "이미 의무가 있던 책임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소송 절차상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지 않나"라며 "그런데 과연 이것이 소급입법에 해당하고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고 해석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반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소급입법이 적용되면 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대기업은 이런 피해를 감당할 능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굉장히 취약하다"고 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집단소송법으로 소급 적용까지 들어오면 (기업인들은) 묻지마 소송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된다"고 했다. 쿠팡 사례를 거론하며 "이런 식으로 소급입법으로 가면 한미 간에 외교 통상 문제까지 점화가 될 수 있어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말씀하시는 걸 보면 타깃은 쿠팡이 아닌가"라며 "쿠팡을 겨냥하면서 이 소급효를 무분별하게 인정했을 때는 외교적 이슈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