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비후보 등록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면서 현장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선거구가 변경될 경우 사무소 설치, 홍보물 제작, 선거 전략 전반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비후보자는 법 또는 조례 시행일 이후 10일 이내에 출마할 선거구를 다시 선택해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예비후보자 등록은 무효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행정 체제 개편과 인구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태에서 제도가 졸속으로 마련되면서 기초의원 의석 배분을 둘러싼 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인천에서는 행정 체제 개편으로 중구의회·동구의회가 제물포구의회·영종구의회로 재편되고, 서구의회에서 검단구의회가 분리되면서 기초의회가 기존 10곳에서 11곳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기초의원 총 정수는 123석에서 126석으로 3석 증가하는 데 그쳐 늘어난 행정 단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물포구의회 의석이 늘어나는 대신 검단구가 분리된 서구의회와 남동구의회 등의 의석이 줄어드는 연쇄 조정이 발생했습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제물포구는 기초의원 1명당 인구가 약 6000명 수준인 반면 서구는 4만명에 달한다”며 “대표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4월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강동갑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4선거구가 중대선거구로 특정됐고 여기에 천호1·3동을 라선거구, 천호2동을 마선거구로 구분해서 정원을 늘렸다”면서 “강동갑(제1·2·3선거구)은 지난번 선거에서도 3·3·3으로 구의원을 3명씩 해서 9명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인구가 줄어든 것도 아닌데 제3선거구는 2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여야가 정개특위에서 막판 협상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바뀐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서 통보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는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지난 18일 원안 가결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해 처리할 방침입니다. 선거를 불과 40일 앞둔 시점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시간에 쫓겨서 졸속으로 진행된 선거법 개정의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흔들리면서 그 피해가 후보자와 유권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됐습니다. 준비를 마친 후보자들은 선거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은 물론이고 유권자 역시 변경된 선거구와 후보를 다시 인지해야 하는 등 후보와 공약을 충분히 검토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유권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