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세종 전통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6.4.25. © 뉴스1 임양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3일 지방선거·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방방곡곡을 누비며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 행진과 맞물리면서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정 대표에 대한 당내 긍정 평가가 부쩍 늘었다.
이번 선거는 오는 8월 당권을 결정하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친청(친정청래)와 친명(친이재명) 간 계파 구도가 재확인돼 여권에선 뇌관으로 작용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무 감각 타고났다"…험지·텃밭 가리지 않고 현장 행보
민주당에 따르면 정 대표는 26일 오전 충북 단양구경시장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대구로 이동해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다. 주말에도 현장 행보하는 정 대표를 두고 '주 7일 강행군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이달 들어 텃밭과 험지, 격전지를 가리지 않고 찾고 있다. 강원 강릉·속초·인제·춘천, 제주, 충남 아산, 세종, 충북, 경기 수원·성남, 대구, 부산, 울산, 경북 경주, 경남 통영, 전남 담양, 광주 등을 방문했다.
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해당 지역 출마자도 동행하는 일정이었다.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전통시장 등에서 민생 체험을 하는 식이다.
특히 지난 21일 통영시 욕지도에서 고구마 재배 체험을 하던 당시, 정 대표는 경기 안산갑 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대변인에게 '공천'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단순히 민생 행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선거 과정을 이슈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 대표는 정무적 감각이 타고난 인물로, 사람을 만나면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이슈를 선점하는지도 잘 안다"고 했다.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친청계가 약진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충남지사 후보로 선출된 박수현 의원, 전북지사 후보인 이원택 의원,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인 민형배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가 '새 판 짜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재확인된 계파 구도는 38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의 변수로 꼽힌다. 전북지사 경선에서 이원택 의원에게 패한 안호영 의원이 이 의원의 식사비용 대납 의혹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12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정 대표가 단식 현장을 찾지 않아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치적 원수라도 이러지는 않는다"며 직격했고, 강득구 최고위원도 "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박한 고통을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안 의원이 병원으로 이송된 지 이틀 뒤인 24일 병문안을 했지만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선거 출마를 지지하고 있지만 정 대표는 그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정 대표가 김 전 부원장이 아닌 김남국 대변인 등을 공천 대상자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전 부원장의 공천 여부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8월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보완수사권은 뇌관
이번 선거 이후 두 달 뒤인 8월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정 대표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당 대표가 로망'이라고 밝힌 김민석 국무총리가 당권을 두고 정 대표와 경쟁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재보선 결과는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청와대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한 검찰의 보완수사권 문제도 정 대표 리더십을 시험대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보완수사권을 두고 당과 청와대·정부 간 입장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여당 간사 등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는 물론 정 대표 또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당 강경파와 청와대·정부가 지난 3월 검찰개혁 후속입법인 중수청·공소청 법 처리 과정에서 정면으로 부딪혔던 터라 보완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재충돌할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하다. 정 대표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파열음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정 대표를 둘러싼 당원과 의원들의 평가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뛰어난 자질을 갖춘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지난 2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중단 파동으로 위기를 겪었으나 선거를 앞두고 당을 추스르고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 대표가 기질적으로 수비보다 공격 성향을 보여왔고, 그것이 반골 기질로 비칠 수 있다"며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은 그 점 때문"이라고 했다.
mrl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