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산 민심 예전 같진 않죠" "그래도 보수가 중심 잡아야"

정치

뉴스1,

2026년 4월 28일, 오전 07:00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27일 구포시장에서 열린 '북구 주민 감사 인사' 행사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각각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27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 (보수의) 민심도 예전 같진 않죠."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정원철 씨(62·남)는 최근 부산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북구에 살지는 않지만, 북구 쪽에서는 전재수 자랑을 많이 하더라"며 "국회의원을 하면서 잘했으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 씨는 "확실히 부산 북갑 사람들은 전재수에 대한 애정이 있더라"며 "통일교 의혹 때문에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주로 국민의힘 쪽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 문제야 따지고 보면 다들 이런저런 얘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론조사상 전재수 우위 속 격차는 축소…보수 결집 흐름
6·3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에서는 현직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려 온 부산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부산 의뢰로 지난 17~19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전 후보 40%, 박 후보 34%, 정이한 개혁신당 1%, 없음 24%를 기록했다(응답률 20.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앞서 부산MBC 의뢰로 지난 12~13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된 KSOI 조사(응답률 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에선 전 후보 48.0%, 박 후보 35.2%였다.

전 후보가 앞서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전 후보와 박 후보간 격차가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 보수 결집 흐름이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뉴스1이 전날(27일) 부산에서 직접 들은 민심도 여론조사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열린 '북구 주민 감사 인사' 행사에서 상인 및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26.4.27 © 뉴스1 윤일지 기자

"전재수, 의원 때 잘했다" vs "與에 대한 견제 필요해"
전 후보를 지지하는 부산 유권자들은 전 후보의 정책과 행정 능력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부산에서 평생 거주했다고 밝힌 송영모 씨(59)는 "전 후보는 행정 능력과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본다"고 했다. 강서구에서 만난 송민경 씨(31)는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공약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 후보에 대한 지지 이유가 적극적 선호라기보단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에 가까운 경우도 있었다. 해운대구에서 만난 이지원 씨(31)는 "국민의힘이 싫어서 전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고, 김이슬 씨(30)도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는 없지만 보수보다 진보 정당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안정적인 시정 운영 등을 이유로 현직인 박 후보를 택하겠다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박 후보 지지를 표명한 부산 시민들은 민주당이 중앙정부와 지방권력까지 모두 장악하는 데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하는 분위기였다.

부산 북구에서 만난 60대 남성 A 씨는 "박 시장이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 않으냐"며 "민주당이 대통령부터 국회, 지방정부까지 다 가져가는 것은 견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70대인 B 씨도 "부산은 그래도 보수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박 시장이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산의 보수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실망감이 박 후보를 향한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부산진구에서 50년 동안 거주한 60대 최박형 씨는 "박 후보가 좋든 안 좋든 해주고 싶은데 지금은 국민의힘이 너무 이상하게 돌아간다"며 "국민의힘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보수 쪽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 같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최 씨는 또 전 후보에 대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때문에 마음에 걸린다"며 "그런 논란이 있는 인물이 집권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나오는 것도 고민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27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 북갑 재보선에도 관심…하정우·한동훈·박민식 3파전 예고
부산 북갑 보궐선거도 핵심 변수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전날(27일) 사의표명을 하면서 사실상 등판 수순을 밟으면서 이미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간 3파전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4~25일 부산 북갑 선거구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자 가상대결 조사에서 하 수석이 35.5%를 얻어 한 전 대표(28.5%), 박 전 장관(26.0%)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하 수석 44.3%, 한 전 대표 24.8%, 박 전 장관 24.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보수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을 경우 하 수석이 민주당 우위 흐름을 타고 앞서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일찌감치 북갑에 내려와 선거운동과 유세를 이어온 한 전 대표의 경쟁력과 인물론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병존했다.

구포동에서 평생 거주했다고 밝힌 80대 C 씨는 "예전부터 무조건 보수"라며 "한동훈이 나온다면 무조건 찍겠다"고 말했다.구포동에서 만난 70대 김 모 씨는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다면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구포초 앞에서 만난 40대 심모 씨는 "원래 민주당 쪽인데 한 전 대표에게 조금 괜찮은 마음이 있어 고민 중"이라며 "전재수 의원이 그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한 전 대표가 나오면 고려해 보겠다는 말을 주변에서도 한다"고 했다.

다만 북갑 유권자들은 이곳에서 바닥 민심을 다져온 전재수 후보와 달리하 수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평가가 많았다.

덕천동에서 40년간 이용원을 운영한 70대 D 씨는 "전재수가 다시 나오는 게 아니라 아쉽다"며 "전재수는 여기서 잘했는데 하정우는 잘 모른다"고 했다. 그는 "이 지역은 원래 보수 성향도 많지만, 북구에서는 전재수가 하다 갔으니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후보들간 단일화도 변수였다.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아무리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게 되는 하 수석이어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정원철 씨는 "한동훈 대표와 박민식 장관이 단일화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 같다"면서도 "둘이 단일화한다면 승부를 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4.27 © 뉴스1 허경 기자

2030 부산 청년 "취업 길 막막…정책이 중요"
2030 청년층에서는 소속 정당보다 부산의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전국지표조사(NBS)의 4월 4주 차 조사에서 부산·울산·경남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0%, 국민의힘 20%로 민주당이 앞섰지만, 연령별로 보면 18~29세의 태도유보층이 4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동의대 앞에서 만난 이 모 씨(22·여)는 "부산이 좋아진 느낌은 안 들고,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이라며 "부산에 취업할 데가 진짜 없다. 다들 부산을 떠날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이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데려오는 데 전 후보가 많이 노력했다고 하시는 걸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전했다.

부산대생 안 모 씨(24)도 "2030 보수화라는 말도 있지만 시장을 뽑을 때는 부산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뭘 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며 "부산대 나와도 부산 어디에서 취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1이 느낀 부산 민심은 한쪽으로 단순하게 기운다기보다 여러 요인이 맞물린 복합적인 구도로 읽혔다. 전 후보에 대한 지역 내 평가와 국민의힘을 향한 피로감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박형준 후보의 현직 프리미엄과 북갑에서의 한동훈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북갑은 하 수석의 낮은 인지도와 한 전 대표의 개인 경쟁력, 보수 진영 단일화 여부가 맞물리며 부산시장 선거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청년층 표심 역시 여론조사상 정당 구도만으로는 예단하기 어렵고, 투표장이 열리는 날까지 정책과 인물 경쟁력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2026.4.20 © 뉴스1 윤일지 기자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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