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가 30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선거가 진행될수록 진영 결집이 일어나고 수치는 좁혀질 겁니다."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박수현 전 의원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 판세를 이처럼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 소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일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더라'는 질문에 속지 않았다. 그는 "수치만 보고 자만하면 큰일"이라고 했다.
'문재인의 입', '정청래의 입' 등으로 탁월한 소통 능력과 대응력을 보여 왔던 박 후보는 이제 '대변인'을 벗어나 '본변인'이 됐다. 그래선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더욱 신중하고 진지했다. 박 후보는 "저는 여론조사에 대한 분석과 해석을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수년간 답을 해온 대변인 출신"이라며 "그런 여론조사 수치에 결코 자만할 박수현이 아니다"고 말했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승리'가 최종 목적인 만큼 통상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데 힘을 쏟지만 박 후보는 현직 지사이자 라이벌인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를 지적하는 일은 최대한 경계했다. 그는 "누구든 새로운 변화나 선택을 말할 때 과거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저는 그런 것을 크게 환영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중요치 않은 과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상대방의 단점으로 지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박수현의 장점으로 견고히 더 지지를 올리는 시간을 도민들께서 보게 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다만 보궐선거 대상이 된 자신의 지역구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정진석 전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이 출마선언을 한 데 대해선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박 후보는 "내가 정치를 하며 받은 가장 큰 충격이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충격"이라며 "이 시간부터 정진석의 출마는 윤석열의 출마로 규정한다"고 했다. 그는 정 전 실장의 당선을 막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4월 29일자로 의원직을 사퇴했는데 감회가 남달랐을 듯하다.
▶의원직을 사퇴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지나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면서 내 하나의 마디가 이렇게 정리가 되는구나했다. 24년여의 국회를 향한 꿈의 과정에서 18년은 춥고 배고프고 서러운 원외위원장을 했다. 차돌보다 단단한 험지 중 험지로 평가되는 공주와 부여·청양을 누빈 시간이 생각났다. 또 이런 내 노력을 보고 6년간 국회 의정활동을 허락해 준 국민의 선택에 대한 감사함도 생각났다. 이번에 임기 4년을 허락해 주셨는데 2년밖에 채우지 못하고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중간에 사퇴하는데 대한 죄송함도 생각났다. 감히 자평해 본다면 불꽃 같은 의정활동이었다.
-당 후보 중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했음에도 치열한 경선을 뚫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제가 잘나서 경선을 통과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경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현직이 대개 교체됐다. AI(인공지능)와 같은 제4의 물결이 폭풍처럼 몰려온 이 시기에 당원과 도민이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생존전략이라고 본 집단지성적 흐름이 있었다고 본다. 변화를 원하는 당심과 민심이 만들어낸 후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도지사가 됐을 때 그 변화에 제가 어떻게 응답해야 할 것이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경쟁자이자 현 지사인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를 평가한다면.
▶어떤 과거든 소중하지 않은 과거는 없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 간 대화라는 말이 있는데, 거기에 저는 미래를 내다보는 창이라고까지 본다. 김태흠 지사의 도정이나 양승조 전 지사(민주당)의 도정 역시 '박수현 도정'이 출발한다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절개의 상징인 대나무가 곧고 바르게 자라는 이유는 매듭과 마디에 있고 만약 아랫마디가 없다면 어떻게 윗마디가 자랄 수 있겠느냐. 누구든 새로운 변화나 선택을 말할 때 과거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저는 그런 걸 크게 환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중요치 않은 과거는 없다. 김 지사가 일부러 도정을 망치려 노력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 잘못된 방향이 있었다면 수정·보완하면 되고 잘한 부분은 확장·계승하면 된다. 장단점 모두 박수현 도정의 나침반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가 30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4.30 © 뉴스1 김영운 기자
-지사가 된다면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이번에 통합이 무산된 것은 이유가 무엇이든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행정통합을 아래에서 위로 해야 한다는 것은 학문·이론적인 것이다. 수용 가능한 최대치를 내놓겠다고 의지를 보인 대통령이 있는 만큼 지금은 톱다운(위에서 아래)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게 시간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무엇보다 국비 확보에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느냐. 중앙정부에서의 재정 지원이 연간 5조씩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20조 원이 된다는 것은 엄청난 일임에도 이를 걷어차는 것은 너무나 한가한 상황 인식이다. 도지사로 당선되면 대전시장과 함께 연내 행정통합 특별법을 추진해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2028년 총선 땐 통합시장 선거를 치러야만 한다. 제 임기가 2년 줄어든다고 해도 그보다 큰 대의명분이 있는 게 아니냐.
-'AI 수도 충남' 등 AI를 많이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AI 수도 충남'은 제가 만들어낸 말이다. 지방 소멸 속 AI 시대가 도래했는데 이때 밑그림을 빨리 그리고 출발에서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 '핫바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낙후된 충남이 절체절명의 절호의 기회를 걷어차선 안 된다. 여기에 다른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공약을 보면 AI 산업에 관한 언급만 하고 있는데, 저는 AI 시대에 사람은 어디 있느냐에 주목한다. 산업혁신만이 아니라 AI가 인간 삶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AI 기본사회까지 보고 있다. 그래서 충남의 AI 대혁신은 산업혁신과 기본사회의 두축이다. (산업혁신에) 인간의 존엄까지 챙기는 AI 전환 모델을 만들어 충남을 AI 수도로 만들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일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듯한데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수치만 보고 자만하면 큰일이다. 저는 여론조사에 대한 분석·해석을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수년간 해온 대변인 출신이다. 여론조사 수치에 결코 자만할 박수현이 아니다. 앞으로 선거가 진행될수록 진영 결집이 일어날 것이고 수치는 좁혀질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금 국민께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일반적 경향보다 결집이 덜한 게 아니겠냐고 예상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안심할 요소는 아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단점으로 제 지지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박수현의 장점으로 지지를 견고히 올리는 시간을 도민들께서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노력할 것이다.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박 후보 지역구에 출마선언을 했다.
▶반드시 '정진석 전 윤석열 비서실장'이라고 써야 한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받았던 것 중 가장 큰 충격이다. 12·3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에 대해 책임이 있는데도 이런 정도일 줄 몰랐다. 5선 국회의원에 국회 부의장까지 한 경륜 있는 정치인이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지 말을 잃을 지경이다. (정 전 실장 부친인 정석모 전 의원까지) 부자(父子)가 11선이나 했으면서 지역주민을 처절하게 배신했다. 공주시민을 속이고 농락한 사람이 또다시 출마한다고 선언한 상황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충격이다. 정진석의 출마는 이 시간부터 윤석열의 출마로 규정한다. 민주시민의 힘으로 가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고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그래서 지역구에 어떤 인물을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제 후임에 대한 대비나 계획도 없이 길을 떠났겠느냐. 저보다 더 좋은 후보를 추천하려 고민하고 갈망했다. 어떤 후보가 되든지 간에 윤석열의 출마인 정진석을 막기 위해 도지사 후보로서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정진석과 박수현은 공주·부여·청양에 똑같은 책임이 있고 우리보다 훌륭한 후배들을 발굴하고 찾아 그들이 이곳의 미래를 책임지도록 응원하고 도와줘야 한다. 이 순간까지 본인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 제가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 간혹 '박수현의 도지사 출마가 정진석을 불러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진석의 출마를 예상하지 못한 것이 박수현의 잘못인가, 뻔뻔하게 출마를 강행하는 정진석의 잘못인가. 이 점만큼은 분명히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선거에 본격적으로 임하게 된 각오를 밝힌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내란청산과 개혁이라는, 이재명 정부에 숙명처럼 주어진 두 가지를 완성해야 하는, 국민의 지상명령이 작동하는 선거다. 또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첫 지방선거가 아니라 마지막 지방선거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철학과 방향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보, 이재명 정부의 자원과 기회를 충남으로 가장 잘 연결할 힘을 가진 후보가 박수현이라는 것을 도민들이 아실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는 현미경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실 것이고, 광역단체장의 경우 망원경을 갖고 멀리 보실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통찰력 있는 큰 망원경을 가지고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겠다.
△1964년 충남 공주(61) △공주대 사범대 부설고, 서울대 서양사학 중퇴, 방통대 행정학 학사 △연세대 행정학 석사 △민주통합당 충남도당 위원장 △19·22대 국회의원 △민주당 원내대변인 △새정치연합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 △19대 대선 경선 안희정 후보 캠프 대변인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민주당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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