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직접적인 압박은 방위비분담금이다. 협상은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동맹 유지의 조건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비용 문제는 곧 동맹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방위비뿐 아니라 전작권 전환, 전략적 유연성 등 안보 사안을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 변수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에 국한된 전력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구 전반에서 운용되는 ‘기동 전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동 분쟁 과정에서 방공 자산 일부의 역외 이동이 이뤄지면서 한반도 방위 공백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미연합연습 당시인 3월 11일 진영승 합참의장과 브런슨 연합사령관이 연합사 전시지휘소(CP-TANGO)에서 연합연습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가 역외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한국의 군사적 책임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외교·안보적 부담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군 전력이 한반도를 떠나는 것뿐 아니라, 필요시 역외 전력이 유입되는 구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문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미국은 한국군의 재래식 방어 주도 역할을 전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곧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구조다. 준비되지 않은 전환은 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능력 기반 전환이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미사일 방어, 정밀타격, 사이버·우주 영역 등 핵심 전력에서 독자 역량을 확보하고 병력 중심 구조에서 기술 중심 군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방산·기술·산업 역량을 결합해 동맹 내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동맹 역시 재설계가 요구된다. 단순한 비용 분담 확대가 아니라, 한국이 보유한 전략적 가치를 기반으로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대칭동맹’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맹 유지와 자강 강화는 상충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은 “한국 안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한미 간 각자의 주장만 강조하기보다, 조금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로 잘 조율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며, 북한은 그런 한미간의 결속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