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대기업 내부거래, GDP 31% 달해…기업 가치 강화 걸림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06일, 오후 05:49

[마닐라=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1%에 달한다며, 우리 경제 혁신을 위해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쏠림이 시장의 역동성을 약화하고, 중소기업 성장 기회를 차단해 기업 가치와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26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
주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2026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서 ‘경쟁당국 효과성: 전략적 기획과 우선순위 설정’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체회의 발표자로 나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물인 구시대적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의 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대기업의 가족 중심 소유·지배구조 개혁’과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완화’를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한국에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매출액이 최근 5년 평균 GDP 대비 약 79%에 달하고, 이들 집단 내 거래도 최근 3년 평균 GDP 대비 약 31%에 달하는 실정”이라며 “경제력 집중은 주요 시장 독점화의 원인이 되고 있고, 사익편취와 같은 대기업 내 부패 행위나 내부거래를 통한 총수 일가 경영권 승계는 여전히 기업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경제적 제재 강화, 조사 권한 확대 등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부당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현재의 낮은 과징금 부과율 상한을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부과율 하한과 반복 법 위반에 대한 가중치 등에 대한 하위 규정 개정으로 법 위반 억제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수준의 경제적 제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율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최대 6%에서 20%로 상향하고, 담합 행위에 대한 부과율 하한을 10~18% 수준으로 높이는 제도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반복 법 위반에 대한 가중치를 최대 100%까지 가중하는 방안과, 조사 불응 행위에 연 매출 1% 수준까지 과징금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강화된 과징금 재원은 ‘불공정거래 피해 구제 기금’을 통해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 피해 구제에 활용한다는 것이 공정위 구상이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한 교섭력이 불공정 관행을 야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거래상 지위 격차에서 비롯된 불공정 관행 개선 또한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주 위원장은 “하청업체가 원청으로부터 적정한 대금을 적시에 지급받지 못하거나 급변하는 원재료 비용이 하도급 대금에 반영되지 않아 하청업체 어려움을 가중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협상력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약자의 단체 협상력을 보완해 착취적 관행에 대한 시장 자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등 경제적 약자가 경제적 강자와 협상할 때, 개별 기업이 아닌 단체로 협상할 수 있도록 단체협상에 대해 담합 규정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26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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