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전날 마감한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재입찰 공고에는 HD현대중공업만 참여했다. 당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됐지만, 한화오션이 최종 불참하면서 HD현대중공업의 수의계약 체결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1차 입찰에서는 개념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한화오션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방사청은 지난달 23일 재공고를 내고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재공고 조건에는 단일 업체가 입찰하더라도 제안서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사청은 이달 20일 제안서 평가를 진행한 뒤 HD현대중공업과 계약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업 규모는 약 274억원이다. 계약 체결 이후 26개월 동안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해군은 오는 2035년까지 총 1조9700억원을 투입해 4000t급 이상 차세대 해양정보함 2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해 2월 기동함대사령부 창설 이후 첫 전대급 협동훈련에서 대조영함이 대함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 관련 유죄 판결로 제안서 평가에서 보안감점 1.8점을 적용받아 왔다. 방사청은 그동안 형 확정일 기준 3년간 감점을 적용한다는 입장에 따라 2025년 11월까지 감점이 유효하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감점 기간을 추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돌연 바꿨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은 이미 2022년 확정된 사건과 동일 사안인 만큼 감점 유효기간은 지난해 11월 종료됐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추가 감점 적용 여부를 사전에 공식 확정하지 않고, 개별 함정 사업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번 해양정보함 평가에서 방사청이 추가 감점 적용을 현실화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의 법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현재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KDDX 사업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
기본설계 수행 업체의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될 수 있다. 당초 KDDX 사업은 함정 연구개발 관례에 따라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까지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경쟁사와 정치권,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특혜 수의계약”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군 당국은 장기간 검토 끝에 결국 경쟁 방식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수행한 KDDX 기본설계 자료 상당 부분이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제공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자료에 자사 영업기밀까지 포함돼 있다며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에 방사청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HD현대중공업(왼쪽)과 한화오션의 KDDX 형상 (출처=각사 제공)
방산업계 관계자는 “해양정보함 사업은 사업 자체가 아니라 기본설계 업체의 후속사업 권한과 보안감점 적용 기준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사업 처리 방식이 향후 함정 연구개발 사업 전반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양정보함은 해군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정보자산이다. 적 함정과 잠수함의 음향 정보는 물론 전파·전자 정보, 해양 및 기상 환경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대잠전과 전자전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해군은 2003년 취역한 신세기함(AGS-12)과 2012년 취역한 신기원함(AGS-13) 등 해양정보함 2척을 운용 중이다. 해군은 동·서해에서 동시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차세대 해양정보함 2척을 추가 확보해 총 4척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