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나무호의 파공 상태[외교부 제공]
화재는 비행체 1차 타격으로 발화했고 이어 2차 타격으로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 무관한 걸로 추정된다고 박 대변인은 말했다. 타격으로 인해 외판에는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 크기의 파공이 발생했고, 선체 내부 방향으로 굴곡됐다.
박 대변인은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부분이고, 폭발 압력으로 인한 파손 패턴과 반구형 관통 형상 부위 등을 고려할 때 기뢰 및 어뢰 피격 가능성은 낮은 걸로 보인다”고 ‘비행체에 의한 타격’을 추정한 근거를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피격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당초 선원이나 인근 선박을 통해서는 파공을 식별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장 조사 결과에 따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박 대변인은 “발사 주체,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란 대사를 외교부에 부르기도 했다. ‘초치’로 해석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박 대변인은 “(나무호 폭발의) 관련국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리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 주한 이란 대사가 청사를 방문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관련국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제치 대사 역시 외교부 청사를 나가며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단지 이 사고(accident)에 관한 일반적인 이슈 일부에 관해 이야기했다”고만 말했다.
나무호 폭발·화재 원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정부는 공격 주체와 경위 등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론을 섣불리 냈다가 외교·안보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는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NSC 실무위를 개최했다”면서도 “회의내용 등 자세한 사항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조사에 따라 향후 대응 전략도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이번 사고 직후부터 이란의 피격에 따른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의 화물선을 포함해 (전쟁과)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면서 한국에 호르무즈 통행 지원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동참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역시 지난 6일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새롭게 정한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란이 무력을 통해 자국의 주권적 권리를 행사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반면 이란 외교부와 주한 이란대사관은 ‘나무호의 화재는 이란과 무관하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당시 이란대사관은 “(이란의) 요구 사항과 작전상의 현실을 무시할 경우 의도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다. 한국 선박에 대해서는 이란군의 개입이 없었다고 했지만 ‘의도하지 않은 사고’일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이날 정부의 현장조사로 한국 선박이 외부로부터 공격당했다는 것이 나타난 가운데, 이란의 소행이라는 것이 확인될 경우 외교 문제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립을 견지해온 우리 정부의 셈법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 대변인은 “금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롯하여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우리 국민 안전 확보에 정부는 만전을 기해 나가고자 한다”며 “미국의 해양자유구상(MFC)을 비롯한 미측 구상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 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8시 40분쯤 호르무즈 해협 내측 UAE 샤르자 북쪽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나무호는 UAE 두바이항으로 예인됐으며, 정부는 해양수산부 산하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등을 파견하고 조사에 돌입한 바 있다.
HMM나무호의 화재 현장[외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