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이재명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이윤(초과 세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 구상을 제안하면서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초과 세수를 전제로 한 국민배당은 기본소득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제한된 초과 세수의 용처 활용 변경을 위해선 개념 재정립부터 법률 개정까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일시적 세수 증대란 관측도 있어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세수로 국민배당…초과이익 과실 흘려보내는 건 무책임"
김 실장은 11일 밤 페이스북에 '차원이 다른 나라: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 제하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실장은 AI 시대 대전환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한국은 처음으로 지속적으로 초과이윤을 생산하는 국가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 실장은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의 활용방안에 대해 △국가부채 탕감 △국부펀드 형태 장기 비축 등 재무건전성에 활용할 수도 있지만, 사회 안정성과 전환 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방안이 보다 효율적이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김 실장은 '국민배당금'이라고 칭한 초과세수 활용 프로그램의 예시로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시대 전환 교육 계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초과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논지가 맞다면, 아무 원칙 없이 그 초과이익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더 무책임한 선택일 수 있다"고 설파했다.
김 실장의 이같은 구상은 AI·반도체 및 이와 연관된 제반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경우 세수 역시 확대되고, 이를 통한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으로 활용하자는 제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AI 산업 확장에 따른 노동수요와 소득 감소를 기본소득으로 메우는 장기적 거대 담론과도 연결돼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기본소득 논의 자체가 보편적 복지 확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진보와 보수 시각차가 극명해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주제라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도 예상된다.
국민배당금 주장을 접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즉각 "혼자만 잘 먹고 살지 말고 사단에 돈 좀 싸게싸게 내라고'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야인시대 우미관식 정치"라며 "기업이 구성원에게 성과를 나누고 주주에게 배당하고 국가가 법률로 정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 것. 그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정부가 강제하려는 시도, 이것이 바로 반기업정책"이라고 비판했다.
8000 바라보던 코스피 하락세 전환…李대통령 '기본소득' 군불때기?
김 실장이 '초과이윤' '초과이익' 등 표현을 혼용한 점도 혼란을 일부 야기했다. 세수 외에 개별 기업의 성과를 추가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의미로 일각의 오해를 불러오면서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 통신 등 일부 외신은 12일 김 실장의 발언을 긴급 타전했다. 사상 최초 8000 돌파를 바라보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179.09포인트 하락한 7643.15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 하락에는 김 실장 발언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국가재정법에 따라 일반회계 결산 이후 남은 초과세수는 의무적으로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에 쓰여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고 남은 세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쓰일 수 있고 추경 편성을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다음연도 세입으로 넘어간다.
김 정책실장은 "기업 초과이윤이 아닌 초과세수를 의미한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AI 호황으로 초과세수가 발생하더라도 국민 배당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선 김 실장의 개인적 아이디어란 의견과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소득 구상 실체화의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이 엇갈렸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 내부나 여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안다"고 했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