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대표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시즌2'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날 행사에는 정책의 실제 주인공들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더했다. 뇌질환을 앓는 아버지를 9년째 홀로 간병해 온 한 청년은 “아빠 기저귀를 갈며 밤샘이 일상인 삶 속에서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며 “서울시의 건강검진 지원과 세탁 서비스를 통해 비로소 나를 돌볼 여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13년간의 해외 노숙 생활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한 시민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죽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다 ‘희망의 인문학’을 접하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며 “성찰의 시간을 통해 새 삶을 살 목표가 생겼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런을 통해 다시 학업에 도전하게 됐다는 한 청년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우울증과 장애인 가족 돌봄 속에서 학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늘 위축돼 있었다”며 “서울런을 만나고 처음으로 ‘가난이 죄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덕분에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다시 빛을 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디딤돌소득 2.0’으로 진화… 자산 형성까지 ‘패키지 지원’
오 후보는 이들의 사연을 경청한 뒤 “서울시 재원은 한정돼 있지만, 단 한 명의 시민이라도 더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약자와의 동행 시즌2’의 포문을 열었다.
핵심 공약은 ‘디딤돌소득 2.0’이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가운데 가족돌봄청년, 저소득 한부모 가정, 발달장애 아동 가정 등을 대상으로 월 80만~110만원을 2년간 지원한다. 지원 종료 이후에는 본인 저축액에 서울시가 1대1로 매칭하는 ‘미래 디딤돌 통장’을 통해 최대 2000만원 수준의 자산 형성도 돕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대표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시즌2'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오 후보는 “기존 복지는 일을 하면 오히려 수급 자격이 박탈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디딤돌소득은 근로 의욕을 꺾지 않도록 설계된 새로운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범사업 결과 열 가구 중 한 가구가 탈수급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교육 지원 플랫폼 ‘서울런’도 확대 개편한다. 현재 중위소득 60% 이하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서울런을 소득 하위 70%까지 넓히고, AI 학습 진단과 대학원생 멘토링 등 기능도 추가할 방침이다.
오 후보는 “누구라도 일타강사 강의를 무료로 듣고 교재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며 “무너진 계층 사다리를 교육으로 복원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양육과 간병을 동시에 맡는 ‘이중돌봄 가구’ 지원, 외로움·고립 청년 지원, 심야 노동 청년 건강관리, 노숙인·쪽방촌 주민 재기 프로그램 확대 등이 공약에 포함됐다.
◇전장연 기습 시위에 “불법 조장하는 일자리는 용납 못 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대표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시즌2’ 공약을 발표하기 앞서 장애인 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현장의 긴장이 고조되자 오 후보는 직접 차에서 내려 시위대 앞에 섰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이 주장하는 권리 중심 일자리는 지하철 멈춤 투쟁 등 불법 행위에 장애인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시민의 세금으로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중증 장애인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특화형 일자리’를 이미 380개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를 더 확대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위나 농성에 참여하는 대가로 일당을 지급하는 방식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뒤 현장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