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말실수나 과거 행태 및 발언에 대해 여야 주요 후보들의 사과가 잇따르고 있다. 상대 후보 공세나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한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지지층을 잡기 위한 낮은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사과에 진전성이 없다는 지적도 뒤따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평택시을 재선거 국회의원 후보.(사진=연합뉴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된 경기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날 과거 자신이 한 세월오 참사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는 “당시 제 발언이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의 가슴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길지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사죄했다. 앞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이던 지난 2015년,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활동 기간 내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 역시 최근 ‘오빠 호칭’ 논란으로 사과한 바 있다. 지난 4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하 후보와 함께 부산 구포시장을 찾아 유세 도중 한 초등학생 1학년 여학생을 향해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대답을 유도했다. 당시 하 후보도 “오빠”라고 반응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당일 하 후보와 정 대표는 부모와 아이에게 머리를 숙였다.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과는 야당쪽에도 있다. 보수 안방인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추경호 후보는 명확한 기준이 없이 이뤄진 컷오프 등이 노출된 ‘잘못된 경선 과정’에 대해 사과했다. 당내 경선 과정의 경쟁자였던 주호영 국회 부의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서다. 추 후보 등은 보수 결집을 위해 원팀, 용광로 선대위를 구축하고자 주 부의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한동안 주 부의장이 입장 표명 없이 사실상 수락을 보류해왔다. 경선 과정에 대한 잇단 사과를 받은 주 부의장은 지난 8일 “추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총괄선대위장을 맡았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 사과가 이어지는 것은 각 후보의 선거구가 격전지인 데다 상대 후보 공세가 매서워지면서 빠른 방어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 북갑은 대선 주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뛰어들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하 후보 간 3파전 양상이다. 경기 평택 역시 김 후보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 등 뛰어들어 3선 중진(유의동)과 당대표(조국·김재연·황교안) 3명이 맞붙게 된 5파전 상황이다.
약점이 노출된 후보는 발빠른 사과에 나서고 있지만, 유권자 마음을 얼마나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국 후보측은 “김 후보 사과는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나,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이미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김용남 후보에 대해 ‘출마를 반대한다’고 선언한 상태이고 단순히 SNS 메시지만으로 사과를 다했다고 하기에는 형식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경선 과정에 대한 추 후보 사과 역시 한번에 주 부의장 마음을 돌린 건 아니다. 주 후보는 방송 인터뷰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차례 사과한 후에 주 부의장 발길을 잡을 수 있었다. 하 후보 및 민주당 사과를 두고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당 지방선거 공식 유세송 ‘옆집오빠’ 선정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내놓은 공식 유세송이 옆집오빠라는 사실은 이번 사과가 그냥 순간적으로 여론을 달래기 위해 회피성으로 나온 것이라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