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큰놈이냐 큰당이냐""고향 사람 찍어야"…고심 깊은 '평택을' 민심

정치

뉴스1,

2026년 5월 17일, 오전 06:30

경기 평택을에 출마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14일 경기 평택시 이충동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영운 기자

"조국이랑 김용남 둘 중에 고민이야. 사람을 보면 큰 놈을 뽑아야 하는데, 당을 보면 한 번 더 기회를 줄까 싶고."(안중시장에서 17년째 이불 가게를 하고 있는 김 모 씨)

"유의동이 여기서 3선을 했어. 사람들은 말은 안 해도 유의동을 지지할 거야. 선후배들도 있고 이 동네 사람이니까."(평택에서 30년 거주한 신 모 씨)

"단일화 안 하면 국민의힘이 이겨요. 어렵겠지만 누가 되든 한 사람은 나와야죠."(평택에 40년 거주한 이광진 씨)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중 경기 평택을 재선거는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 상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간 '3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뉴스1이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인 16일 현장에서 만나 본 평택을 주민들은 후보 간 단일화 구도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경기도 평택을 거주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14일 공개한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김용남 후보 29%, 유의동 후보 20%, 조국 후보 24%, 김재연 진보당 후보 4%,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 8%를 각각 기록했다.

김용남 vs 유의동 vs 조국..."평택은 팽팽하다"
평택에 40년 넘게 살았다는 한 70대 여성은 "김용남 후보가 국민의힘에 있다가 오긴 했어도 사람이 괜찮은 것 같다"며 "조국 후보는 해봤자 당이 작아서 못 된다"고 단언했다.

반면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성철 씨(48)는 "조 후보 쪽으로 갈 것 같다"면서 "다들 당은 의미가 없다고 그런다. 사람보고 가지"라고 말했다.

평택에서 30년간 거주한 신 모 씨(58)는 "여기서 유의동 후보가 3선을 했다"며 "세 번 하는 동안 잘했다"며"유 후보가 이 동네(사람)이니 친목 있는 사람이나 선후배들이 있지 않겠느냐. 고향 사람들은 유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택에서 3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60대 남성 A 씨는 "평택은 팽팽하다"면서도 연고가 없는 다른 후보들에게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깔보는 것도 아니고 남의 지역구에 와서 외지인이 한 게 뭐가 있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고령층과 청년층이 각각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황교안 후보, 김재연 후보 등 군소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덕동의 경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만큼, 선거 초반에는 김재연 후보가 이 지역 노동자들로부터 지지세를 얻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고덕신도시에서 만난 6살 아이 엄마인 이 모 씨(39)는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남편은 김재연 후보가 잘할 것 같다고 한다"며 "남편은 원래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번엔 김재연 후보가 잘할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70대 김 씨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손발이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바뀐 게 없었다"며 이번에 출마한 후보 중에선 "황교안 후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팽성읍 팽성농협 앞 거리에 걸린 선거 현수막. 2026.05.16 © 뉴스1 정지윤 기자

"큰 놈 vs 큰 당"…범진보 단일화 민심 '안갯속'
진보·개혁 성향의 주민들은 범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어떤 후보로 단일화가 돼야하는지에 대해선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안중읍 안중시장에서 이불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 씨(63)는 조 후보와 김 후보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며 "사람을 보면 큰 놈을 뽑아야 하는데, 당을 보면 (민주당에) 한 번 더 기회를 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하늘에서 떨어져서 평택에 왔지만 그릇이 크고, 김용남 후보는 밑바닥부터 올라온 사람"이라면서 "부산도 한동훈 후보가 그렇지 않느냐. 여기랑 똑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팽성읍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60대 김 모 씨도 "(지지율을) 어떻게 먹어도 세 사람이 거의 다 비등비등하지 않느냐"며 "조 후보 같은 전국적인 인물이 오니까 평택이 뜨고 있다. (단일화를) 하기는 해야 하는데, 누구 쪽으로 하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고심을 드러냈다.

평택에 4년째 거주 중이라는 윤종선(41) 씨는 "이기려면 단일화하는 게 좋은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조국 후보는) 당 대표로서 그런 것도 있고, 민주당도 (양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택에서 40년 거주한 이광진(67) 씨는 "단일화는 어려울 것 같은데 안 하면 국민의힘이 이긴다"며 "누가 되든 간에 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서 5일장인 안중시장이 열려 있다. 2026.05.16 © 뉴스1 조유리 기자

국민의힘 지지자 59% '단일화 찬성'…황교안 "합쳐서 이긴다면 함께 하자"
범진보 진영에서 단일화 여론이 언급되면서 보수 성향의 지지자들도 선거 승리를 위해 범보수 진영 간 단일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분위기다.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 중 단일화에 찬성한 응답자는 59%로, 반대(2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찬성(47%) 의견이 반대(35%)보다 컸다.

다만 범보수 진영은 단일화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후보는 지난 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함께해야 된다. 합쳐서 이긴다면 함께 하자'고 언론에 다 얘기했다"며 "저는 승리하는 게 목표다. 단일화가 됐든 뭐가 됐든 승리하기 위해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의동 캠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단일화 이야기도 언론 통해서 들었지, 요청이 오거나 한 건 없다"며 "단일화와 관련해 논의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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