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저격·무신사 재소환한 李 “국가폭력 미화 강력 응징”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7:04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한 피해자 모욕 행위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계기로 “분노한다”,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있나”,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등 발언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5·18 민주화운동 등을 조롱·폄훼할 경우 처벌하는 법안 추진까지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 李 “5·18 피해자 조롱·모욕, 반드시 뿌리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21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 논란과 관련해 “5·18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비롯해 국가 폭력 범죄를 미화하거나 그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를 적당하게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직시하고 그 토대 위에 반성과 책임이 뒤따르는 정의로운 통합이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 일각에서 국가 폭력을 미화하고 피해자들을 조롱·모욕하는 독버섯들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면서 “국가 폭력의 온전한 규명과 세심한 피해자 지원을 통해 정의로운 통합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을 탁!’ 등의 홍보 문구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며 불거졌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무력 진압한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하게 하고,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은폐성 발언을 떠올리게 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회사인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사과하고,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에 대한 이 대통령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희생자들과 광주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데이’ 이벤트라니…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인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틀 뒤인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도 “광주 5·18 또는 피해자들에 대한 참혹한 표현, 이런 것들을 보면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있나”라고 말했다. 또 “한 개인이 구석에서 또는 몇몇 개인들이 술 먹으면서 하는 소리가 아니고, 공개된 장에서 책임 있는 인사들이 조직적·체계적으로 그런 만행을 저지른다”며 “어떻게 인간사회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은 2019년 논란이 된 무신사의 양말 광고도 재소환했다. 당시 무신사는 양말 제품 사진과 함께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해 1987년 발생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그로 시발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엑스 글을 두고 “민주화운동 및 희생자에 대한 모독과 역사 왜곡, 희화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 발본색원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평소 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與, ‘5·18 조롱 처벌 법안’ 추진…스벅 음료 자제령도

스타벅스가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하는 이벤트로 논란이 된 가운데 20일 서울 한 스타벅스에 사과문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민주당은 스타벅스를 겨냥해 5·18 민주화운동 등을 조롱하면 처벌받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0일 경기 여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독일은 홀로코스트를 미화하면 엄정 처벌받는다”면서 “우리도 독일처럼 5·18이나 다른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선거운동원과 후보자를 대상으로 스타벅스 출입 자제령도 내렸다. 정 대표는 “스타벅스에 출입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매우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스타벅스 출입은 자제해주시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캠프 내부에 스타벅스 매장 출입 금지, 캠프 내 스타벅스 음료 반입 금지, 캠프 내에서 사용 중인 스타벅스 텀블러 전량 회수 등을 공지하기도 했다.

한편 야당인 국민의힘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지만, 무신사의 6월 민주항쟁 비하 표현이 담긴 2019년 광고 문구에 대한 대통령 비판은 ‘무차별적 마녀사냥’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공보단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와 관련해 “당의 공식 입장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행동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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