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충남 공주 산성시장을 방문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 충남지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6.5.25 © 뉴스1 김기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은 "보수 결집용 구원 등판"이라며 견제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보수층에서 상징성을 가진 만큼 파급력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민생이 아닌 '보수 결집'만 노린다며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충청권을 찾아 국민의힘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 등과 지역 유세 현장을 다녔다.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유세를 지원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등장했던 박 전 대통령은 조만간 부산·울산·경남과 강원 지역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당한 이후 9년 만에 선거운동에 전면 등판하며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것이라는 정치권 해석이 나온다.
실제 과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됐던 한 국민의힘 인사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보수가 너무 뿔뿔이 흩어져 있지 않느냐"면서 "대한민국은 양 날개로 가야 정상적으로 갈 수 있는 만큼 보수를 결집하기 위한 측면에서 나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 결단에 따른 행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민주당은 보수 결집에만 기대는 선거 전략이라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측 백수범 대변인은 전날(24일) 논평을 내고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경호 후보 지원을 추 후보 위기 의식의 발로를 반영한다고 본다"며 "추 후보의 유일한 선거 전략은 '보수 결집'"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도 "'보수 결집'을 하면 대구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고 보나, 보수의 심장을 지키면 젊은이들이 대구를 떠나지 않아도 될 일자리가 생기나"라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역시 전날 오전 캠프에서 진행된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추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을 두고 "용납해선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12·3 내란 일으켜서 헌정 질서를 파탄 낸, 내란 세력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는 피의자 신분 후보를 지원한다고 국민 앞에 버젓이 웃으면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얼마나 궁색하면 전직 대통령을 부르느냐"며 "이장우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다급한 행보가 애처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바라봐야 할 곳은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시민들이다. 전직 대통령 뒤에 숨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등판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에 비판적인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명확히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았다는 인상이 남아있는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검사 시절 수사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보수층에 전혀 다른 정서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사를 받아서 불이익을 받았던 사람(박 전 대통령)이 움직인다는 것은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게 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해서 투표장에 갈까 망설이던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과거엔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정도로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정치적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과 별개로 박 전 대통령은 이제 역사 속의 인물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큰 교훈을 남긴 사건과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보수 결집의 효과는 있겠지만, 오히려 중도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i_na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