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부활 이후 31년간 줄곧 국민의힘 계열 후보만 당선됐다. 그런 대구가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됐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과 탄핵 이후 혁신을 하지 못한 데다 공천 잡음을 노정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라는 거물을 후보로 내세운 탓이다. 보수 텃밭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힘 호명을 받은 후보는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경제전문가 추경호 후보다.
추 후보는 지난 18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선거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등 돌렸던 우리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2년간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이 꼴지인 대구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판을 바꿔 사람과 돈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며 ‘첨단산업 기자화’를 핵심으로 한 대구경제 대개조론을 내세웠다. 힘 있는 정권 실세론을 역설하는 김 후보를 향해서는 “실세 총리 할 때 대구를 위해 해놓은 게 뭐냐고 시민들이 반문한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사진=추경호 후보측)
-후보가 보는 대구는 어떤 곳인가
△대구 시민은 대한민국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대구는 한때 대한민국 3대 도시 위상도 가졌고 늘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켜왔다. 조선 말기에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빚 갚으며 나라를 지켰다. 6·25 때는 온몸을 희생하면서도 북한 공산군 침략을 막고 자유 낙동강 전선을 지켰다. 그리고 2·28 민주화 운동(이승만 정권 때 대구 고등학생이 중심이 된 민주화 운동)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최초의 자발적 민주화 운동의 발산지가 대구다. 또 대한민국 대통령을 여러 명 배출하고 산업화를 이룬 중심 도시다. 그런 대구가 지금 다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지금 이재명 정권이 입법권과 행정권을 장악한 후 공소취소까지 하면서 사법권을 그 힘으로 뒤흔들어 자유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 마지막 남은 지방 권력인 보수의 심장은 진보 좌파 정권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균형추 역할을 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곳이 대구다.
-대구시장에 왜 출마했나. 왜 꼭 추경호여야 하나
△두 가지다. 우선 대구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대구 경제를 살려달라는 말씀을 굉장히 많이 한다. 누구든지 근사한 구호나 정치 선전용으로 경제 살리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제대로 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유능한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저는 평생 경제 관료를 했다. 경제 정책을 다루고 예산을 편성하고 배분하고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관리하고 극복한 경험이 있다. 대한민국이 검증한 경제전문가, 경제통이다. 또 하나는 저의 정치력과 대구 시민의 자부심을 결합해 지금 오만한 권력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는 힘을 모아낼 수 있는 후보가 바로 또 추경호다.
-GRDP가 32년간 좋지 않다. 전임 홍준표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홍 전 시장 평가는 제가 하고 싶지 않다. 우리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평가할 거다. GRDP가 장기간 최하위 수준에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진행된 닷컴 시대와 정보통신 혁명, 인공지능(AI) 혁명에 이르는 변화의 시대에 대구 경제 산업 구조의 변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그 탓에 경쟁력이 낮고 생선성이 떨어지면서 좋은 기업들이 위치를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대변신을 못하면서 생산 능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게 대구 경제의 판을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경기 대응 문제는 그때그때 필요한 대응을 하면 되지만 대구는 구조적인 판이 너무 오래됐다. 이제 대구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등의 중심이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런 첨단 산업으로 구조 전환을 해야 된다.
-4년짜리 시장이 할 수 있는 방안인가
△성과는 3, 5, 10년 뒤에 나타날 수 있지만, 방향성을 잡고 그 길을 지금 만들어야 한다. 제가 제2의 반도체 단지를 여기에 조성하겠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용인에 반도체 단지가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설 계획이 있지만, 상당 기간 지속되는 AI 시대의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면 용인은 포화되고 제2의 반도체 단지 조성 문제가 나올 거다. 반도체 단지는 부지 선정을 하고 실제로 팹(공장)이 완공되고 가동되는 데 8년 내지 10년이 걸린다. 지금부터 우리가 도전하면서 그 길을 여는 작업을 해야 한다. 10년 뒤에 일어날 일이라면서 가만히 있고 기존 산업 가지고 자꾸 먹고 살려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뒤처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사진=추경호 후보측)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 한 대통령이다. 국가적으로 보면 정말 소중한 정치적 자산일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는 굉장히 큰 외교 자산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이 국가와 지역을 위해 활동할 수 있게 뒷받침해 주는 예우가 현행법으로 막혀 있어 활동에 제약이 많다. 예우를 복원할 수 있는 조치를 하자는 말씀을 드린 거다.
-김부겸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대구 시민들은 이분이 대구 발전을 위해서 과연 진정성 있느냐 이구동성으로 묻는다. 대구발전을 위해 여당 후보로서 제대로 대구 현안을 해결해 보겠다지만 역으로 본인이 문재인 정권 시절에 (대구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하고 실세 총리까지 했는데 그때 대구를 위해서 해놓은 게 뭐냐고 시민들이 반문한다.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없다, 기억나는 게 없다고 한다. 또 6년 전에 선거에 떨어지고 사실상 정계 은퇴한다면서 경기도 양평으로 가서 쭉 계셨던 분이 갑자기 지금 와서 대구를 위해서 다시 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 진정성을 과연 누가 믿겠느냐. 대구경북 통합을 추진하겠다, 공항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지만, 통합법만 해도 본인이 가만히 있다가 3월 하순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호출해서 출마를 결심했다. 그 당시만 해도 국회에서 법사위까지 우리가 다 해서 대구 경북 시민의 뜻을 모아 통합법 통과해 달라고 이야기를 할 때다. 진정성이 있다면 그때 통과를 시켰어야 한다. 그리고 대구 최대 현안은 경제 문제인데 경제 문제에 관해 그분이 평소에 국회에서나 정치인이나 다른 활동으로 다뤄본 경험이 있나.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이 20년간 표류하고 있다. 뭐가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가장 큰 문제는 대구시가 과도한 재정 부담을 떠안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초에 사업 규모를 추산할 때보다 세월이 지나면서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대구시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비용이 22조원 정도 든다. 대구 한 해 예산이 11조7000억이다. 감당이 불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의 성격이다. 왜 군사공항을 옮기는 데 지방자치단체인 대구가 이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재원을 조달해 추진해야 되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광주에 가서 광주 군사공항 이전 문제를 국가 주도로 하겠다고 하고 청와대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했다. 여기도 똑같다. 대구도 국가 주도로 해주고 국가가 재원을 투입해 주도하고 대통령실에 TF를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대구는 보수 심장인데 민주당 후보와 혼조세다. 왜 안방에서 이런 건가
△경선 과정에 있을 때 우리당 내부 분열 갈등이 너무 심하고,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로 지지층이 등을 돌렸다. 하지만 단일 후보가 확정되면서 시선을 둘 때가 생겼고 내부 분열 갈등도 이제 좀 잦아들었다. 그러면서 정말 대구 경제를 살릴 유능한 후보가 누구인지 쳐다보기 시작했다. 또 지금 이재명 정권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래서는 일당 독재 시대가 열릴 수 있어 견제가 필요하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추경호 후보는....
△1960년 대구 달성 출생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오리건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제25회 행정고시 합격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20·21·22대 국회의원 △국민의힘 원내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