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우원식 "국회·민주주의 더 사랑하게 됐다"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3:07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퇴임을 하루 앞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은 그야말로 격변과 격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국회의장을 하면서 국회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우 의장은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비상계엄 당시 국회가 헌정질서 회복을 주도한 점을 꼽았다. 다만 불법 계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개헌을 완수하지 못한 채 물러나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계엄 저지 최고 성과, 개헌 불발 아쉬워...하반기 개헌특위 구성해야”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중요한 시기에 국회의장으로서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임기 중 최고의 성과로 단연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대응을 꼽았다. 우 의장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회가 헌정질서 회복을 주도했고 대내외적으로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례 없는 일들이 많다 보니 헌법 해석의 공백에 부닥칠 때마다 신중하고 치열한 판단의 과정을 거쳐 대처했고 대체로 큰 없이 틀리지 않은 판단을 했다는 것이 이후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동트기 전에 계엄을 해제해야 출근하는 국민들의 저항과 더 큰 충돌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그는 “개헌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비상계엄을 근원적으로 막는 개헌을 하지 못한 것은 인생의 큰 후회로 남을 것 같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의장 임기를 마치고 평의원으로 돌아간 뒤 평소 애정을 가져온 을지로위원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우 의장이 처음 만들고 초대 위원장직을 맡았었다.

그는 “국회의장을 하면서 국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면서 국회를 더 사랑하게 됐다. 또 민주주의를 사랑하게 됐다”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의 위대함을 보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구나를 더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정치라는 힘은 약한 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여야 한다”며 “평의원으로 돌아가서도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국민의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가만히 있는게 중립 아냐”...조정식에 “확고한 민주주의 기준” 당부

임기 중 여야 갈등 속에서 불거졌던 ‘의장의 중립성’ 논란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우 의장은 “중립을 여야 양편의 가운데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국회는 앞으로 아무런 진척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국회는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 합의를 중시하되 민심의 방향으로 해법을 찾는 것이 지금과 같은 정치 구조 속에서 국회의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기 국회 법안 처리율 30.2%에 대해서는 부족한 성적표라고 자평했다. 다만 “전세사기특별법, 노란봉투법, 가맹사업법, 생명안전기본법처럼 국민의 절박한 요구가 쌓여온 법안들도 있었고, AI 기본법, 반도체 특별법처럼 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 꼭 필요한 법안들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진통이 큰 적도 있엇지만 반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조정식 신임 의장 후보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우 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하다 보면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하고 야당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기도 해 처신이 쉽지 않다”며 “정파적 선택이 아닌 국민과 민생에 무엇이 이득이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확고한 민주주의 기준을 흔들림 없이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임기 중 성과를 내기 시작한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의 법제화와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등 국회 기관들에 대한 역량 강화를 하반기 국회에서도 이어가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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