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나무호 피격에 치밀하게 외교적 대응 중"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4:4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HMM나무호의 화재 및 폭발사고와 관련, 피격의 주체가 이란 측의 세력이라는 판단을 내린 데 이어, 치밀하게 사안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8일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여러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아주 치밀하게 외교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같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기초해 어제 주한이란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것 자체가 정부가 이번 건을 얼마나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브리핑을 열고 현장조사에 이어 국내에서 이어진 잔해물에 대한 과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차관은 이란산 터보엔진과 이란 제조사 각인, 입수한 탄두, 발사체 기체 잔해물 등을 근거로 “여러 증거가 이란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류윤상 해군제독은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이란 혁명수비대 그리고 친이란 세력이 쓴다”며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해군이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또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 발만 쏜 게 아니고 두 발을 쐈다는 게 그런 의도”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다만 명확한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또 한국 선박을 타깃으로 고의적인 공격을 한 것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박 차관도 “이란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주체를 확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그 쪽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도 입증하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인 만큼, 이란도 공격 주체가 자신들이 아니라며 ‘가짜 깃발 전략’(신분을 숨긴 채 적대국이나 제3국의 공격으로 위장하는 전술)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 이란은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해역에서 발생한 각종 선박 공격 사건 때마다 직접 개입 의혹을 부인하거나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전날 우리 정부가 초치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 역시 취재진에 “이란에선 이 문제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절대 개입한 것이 없다”라며 부인한 바 있다.

게다가 우리 정부 역시 이란에 아직 교민들이 남아있는데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한국 선박 25척이 발이 묶여 있고, 중동 정세 안정 이후 에너지·통상 협력 등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쿠제치 대사가 우리의 조사 결과를 아주 잘 청취했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충실히 전달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또 외교부는 나무호 조사 결과를 미국 측과도 공유했다.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한미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즉시 공유했다”라고 했다.

한편, 한·이란 간 외교장관 간 통화는 아직 예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1차적 조치로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설명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이란 장관과의 통화가 필요하게 되면 할 것”이라고 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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