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잇단 법적 대응 '3전 3패'…KDDX선 웃을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후 07:2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마침내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제안서 평가 결과 추가 보안감점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했다는 인식이 형성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이 불복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법원은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제기한 감점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방사청의 형 확정 감점 조치가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과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2022년 1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방사청은 관련 규정에 따라 각종 함정 사업 평가에서 1.8점의 보안감점을 적용해 왔다.

문제는 지난해 방사청 내부에서 1심 판결과 항소심 판결을 별도 사안으로 볼 수 있다는 법률 검토가 이뤄지면서 불거졌다. 이에 따라 항소심 확정 판결을 기준으로 추가 1.2점 감점을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등장했고, 실제 HD현대중공업이 단독 입찰한 해양정보함 사업에서 감점 연장이 적용됐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회사는 KDDX 사업을 비롯한 각종 함정 사업 평가에서 올해 12월까지 추가 1.2점 감점을 적용받게 됐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특수선 사업부문 함정 건조 현장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이번 가처분 기각은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수년간 제기한 문제 제기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 인수 이후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사업을 둘러싸고 세 차례 법적·행정적 대응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3년 울산급 Batch-Ⅲ 호위함 5·6번함 건조 사업 당시 HD현대중공업은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오션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따른 1.8점 보안감점이 적용되면서 최종 순위가 뒤집혔다. HD현대중공업은 재심의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국민권익위원회 고충민원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어 KDDX 사업에서는 기본설계 자료 공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가 수행한 KDDX 기본설계 결과물에 기술 통합 노하우와 사업관리 경험, 리스크 대응 방안 등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쟁입찰을 이유로 해당 자료가 한화오션에 제공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사청은 예정대로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고 양사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경쟁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십 년간 국내 함정 시장에서 사실상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 왔지만 한화오션이 본격적으로 특수선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산업계에서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의 최종 점수 차가 1.2점 보안감점 범위를 벗어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평가 결과가 감점 범위를 크게 넘어선다면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 차이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반면 점수 차가 1.2점 이내에서 결정돼 감점이 사실상 당락을 갈랐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의 감점 연장 조치가 기존 원칙을 뒤집은 해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추가 문제 제기와 법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평가 결과가 보안감점 범위를 충분히 벗어난다면 HD현대중공업의 문제 제기도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결국 KDDX 사업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평가위원들이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을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게 변별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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