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 민주당 인사는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구 정서를 잘 아는 그는 “결국 막판에는 보수가 결집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맞아 떨어졌다. 초접전을 전망한 여론조사와 달리 김 전 총리 득표율은 45.05%로 추경호 시장(53.92%)과의 격차도 8.87%포인트(p)나 됐다.
그가 ‘다른 인물’을 바랐던 것은 대구에서 ‘포스트 김부겸’이라 부를 만한 이가 아직 보이지 않아서다. 민주당은 ‘포스트 김부겸’을 바라며 사상 최초로 대구 9개 구청장·군수 선거에 모두 후보를 냈지만 40%대 득표한 이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모내기까지 한 대구 군위군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20%대 득표했다.
김 전 총리가 얻은 45%는 민주당 표가 아니라 ‘김부겸 개인기’다. 이번 선거에서 3000여 명의 국민의힘 당원이 탈당 후 김 전 총리 지지를 선언했지만 이들 중 민주당으로 건너간 이는 없다고 한다. 김부겸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으로 오시는 건 전혀 기대 안 한다. 대구에서 이렇게 해준 것만도 기적”이라고 했다.
실제 김 전 총리는 대구 민심을 얻기 위해 민주당의 미움을 받을 각오를 여러 번 했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두드려 맞으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현수막에 걸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공소취소 특검 반대를 가장 분명하게 외쳤고 스타벅스 사태에도 정용진 회장의 사과 이후 “이쯤 하자”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스스로 “민주당 내 가장 강한 견제세력이 되겠다”고도 했다.
앞으로 ‘포스트 김부겸’이 나올 가능성은 더 요원해 보인다. 양당 모두 당원주권주의를 강조하면서 선명성 경쟁에서 앞선 이들만 정치적 기회를 얻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어서다. 정치의 다양성을 위해 오픈프라이머리(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후보 선출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어느새 소수가 됐다.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당원 공천 권한만 확대되면 영입 인재도 들어오기 어렵다”고도 했다.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이었던 김 전 총리는 대구 동성로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유세를 마쳤다.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보수정당의 기적을 썼던 이정현 전남광주통합시장 국민의힘 후보는 11.68% 득표에 그쳤다. 지역주의 장벽이 공고해질수록 정치는 좁아진다. 그 대가는 우리 모두가 치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선거캠프에서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