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송패싱' 정청래, 강공모드 전환…친청·친명 전면전 시작되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5:56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청계(친정청래·당권파)와 친명계(친이재명·비당권파)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출국길 환송 행사에서 사실상 ‘패싱’을 당한 정청래 대표는 강공 모드로 돌아섰다.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맞물린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정청래, 李대통령 출국배웅·총리인선 등 잇단 소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표는 10일 자신의 SNS에 “국무회의도 생중계하는데 의원총회는 왜 비공개냐? 의원총회도 생중계하라!고 문자들 많이 하신다”며 “조중동 신문스크랩 없앴듯이 의원총회 생중계도 적극 동의 찬성한다. 당원뜻 받들어 그렇게 하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비슷한 시간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도 글을 올렸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많은 고뇌와 회한의 밤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친청계 방송인으로 분류된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첫날에도 언론 인터뷰 대신 김씨의 유튜브 방송(겸손은 어렵다)에 출연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서도 청와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민심이 천심이고 국민이 곧 하늘”이라며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자신이 했던 발언을 재인용한 것으로 사실상 청와대에 대한 불쾌함을 정면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이 대통령 유럽 순방 환송행사 패싱 논란 때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했다. 하지만 이날 발언 등을 고려할 때 정 대표가 본격적인 ‘강공모드’로 전환했다는 것이 민주당 내부의 해석이다.

정 대표가 의원총회 생중계를 언급한 것은 강성 민주당원을 설득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및 조작기소 특검법 등 예민한 개혁 입법 과제를 논의해야 한다. 해당 이슈들은 친청계와 친명계 주류 간 견해차가 뚜렷해 향후 의총에서 격돌이 불가피하다.

친청계 내부에서도 정 대표의 변화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최근 대통령 순방 환송 행사에서 배제된 데 대해 주위에 상당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순방 환송 행사는 정 대표와 당권을 다툴 가능성이 높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국무총리는 그간 대통령 환송 행사에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친청계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발언과 SNS 글은 정 대표가 더 참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당초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설치되는 대로 물러날 예정이었던 정 대표가 임기를 채우며 당대표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연임에 도전하는 당대표의 사퇴 시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친청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지은 대변인의 발언도 친청-친명 갈등을 키웠다. 이 대변인은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 출연해 “윤석열이 누구 찍어서 당대표 시키고 엄청 욕을 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가 친명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대변인은 이날 “진의조차 국민께 온전히 도달하게 못하는 부족한 전달력이라면 집권여당의 대변인이라는 직을 계속 맡아서는 안 된다”며 사퇴했다.



◇친명 “鄭 의총 생중계 요구 월권…지도부 사퇴해야”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친명계에서는 정 대표의 돌발행동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특히 의원총회 생중계에 대해서는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가 결정할 사안인데 정 대표가 ‘월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원내지도부는 사전에 정 대표 측으로부터 의원총회 생중계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는 정청래 지도부가 사퇴하고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내 친명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논평을 통해 “6·3 지방선거 결과는 지도부가 승리를 말할 선거가 아니라 이길 선거를 놓친 책임을 성찰해야 할 민심의 경고”라며 정 대표의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친명계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압도적으로 이겨야 할 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해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대통령의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실상 정 대표의 동반 사퇴도 압박했다.

친명계 민주당 의원은 “의총은 이견을 좁혀나가는 토론의 공간인데 이를 생중계하면 국민 눈에는 그저 꼴사나운 집안싸움으로 보일 뿐”이라며 “당권쟁탈전에 매몰돼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틀을 놓치면 당 전체가 공멸한다”고 정 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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