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에서 환영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36개 항에 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EU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에 대해서도 '절대 불가' 방침을 천명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유화적 대북 입장에 힘을 실어 온 이재명 정부 들어 가장 높은 수위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향후 북한의 반응 등이 주목된다.
한-EU 고위급 경제대화 신설 등 36개 항 합의…"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 정상은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전 분야에 걸쳐 꾸준히 강화되고 있으며, 양측 국민의 번영과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진전을 환영하며, 모든 측면에서 우리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한-EU 고위급 경제대화'(HLED) 신설(4항)을 비롯해 △한-EU 디지털통상협정 서명(6항) △한-EU 경쟁력 파트너십 구축 추진(3항) △한-EU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8항) △AI(인공지능) 협력 문건 체결(19항) △고위급 에너지 대화 출범(27항) △테러·중대범죄 대응을 위한 '승객예약자료(PNR) 전송 협정 협상 조속 발효(34항) 등에 합의했다.
"북 핵보유국 인정 불가…러-북 불법 군사협력 강력 규탄" 李정부 최고수위 비판
양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러시아 군사지원을 강력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규탄과 비핵화 등에 대한 요구 수위는 윤석열 정부 때인 기존 2023년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비해선 낮아졌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감안하면 상당히 강한 톤의 비판·규탄 수위를 내놓았다는 평가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한-EU 정상은 "침략 전쟁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전면적 휴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제재의 효과적이고 일관된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했다.
한-EU 정상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 지속을 가능케 하는 제3자의 지원, 특히 북한의 지원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러시아-북한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헌장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관련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북한은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비핵보유국으로서의 의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추가의정서를 발효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을 겨냥해선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비핵보유국으로서의 의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추가의정서를 발효시켜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NPT 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남북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및 비핵화 달성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적 공존과 공동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적극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한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EU 정상은 또 "우리는 북한 인권상황의 실질적 개선이 필수적임을 인식하며, 북한이 국제기구 및 인도주의 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에서 환영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허경 기자
"중동 긴장완화·항행자유…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요"…철강 규제는 '원론'
중동과 남중국해 긴장 상황과 관련해서도 한-EU 정상은 항행 자유·안정 유지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중동 전쟁과 관련해선 "중동의 최근 상황과 국제적 파급효과를 논의했다"며 "우리는 긴장 완화와 자제를 요구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안전한 통항, 민간인 및 민간 인프라 보호, 그리고 모든 이들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반영된 해양법을 포함한 국제법을 전적으로 존중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천명했다.
또한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남중국해를 포함한 해역에서의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심을 끈 유럽연합의 철강산업 규제와 관련, 한-EU 정상은 "글로벌철강포럼(GFSEC) 등을 통해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을 다루기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발표했다.
eon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