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 주스웨덴대사(사진=외교부)
스웨덴은 인구 1000만 명에 의원 수가 349명에 달해 인구 대비 의원 수가 한국보다 6배 많다. 하지만 의원들에게는 개인 보좌관이나 전용 차량이 없고 대중교통 카드가 지급되며 보수도 중상위권 수준이다. 의원 다수가 국민을 철저히 대변하게 하되 낮은 보상체계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스웨덴식 실용주의의 산물이다.
이러한 상향식 접근은 선거제도에서도 확인된다. 스웨덴은 29개 선거구에서 각각 10여 명을 뽑는 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덕분에 승자독식 구조에 비해 후보 간 갈등이 적고 정치 신인의 의회 진출이 수월하다. 특히 중앙당의 간섭 없이 지역 선거구별로 후보자 명부를 작성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헌신한 이들이 중앙 정치로 진입할 기회가 넓다.
여성의원 비율이 45%에 달하는 점도 눈에 띈다. 법적 강제가 아니라 비례대표 명부에 남녀를 교대로 배치하는 ‘지퍼 시스템’을 정당들이 자발적으로 채택한 결과다. 1993년 사회민주당에서 시작한 이 관행은 대부분 정당에 확산해 있다. 남녀평등이 상식인 나라에서 공평한 명부를 제시하지 않으면 국민이 표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젊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의원 평균연령은 만 50세이며 30~49세가 56%를 차지한다. 이렇게 젊은 정치인이 많은 이유는 아마도 대선거구제와 상향식 공천, 낮은 보상 수준이 아닌가 싶다. 진입 문턱이 낮은 가운데 권력도 보수도 신통치 않아 심지어 ‘법 만드는 노동자’로 불리는 자리에 오래 머물 유인이 적지 않나 싶다.
한국 사회는 스웨덴의 제도를 벤치마킹하고자 많은 연구를 해왔으나 인구 경제구조 차이와 사회민주주의에 깊이 터 잡은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적은 인구로 사회 전반의 경쟁과 갈등 수준이 낮고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얀테의 법칙’이 뿌리내린 북유럽의 제도를 우리가 곧장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정치제도는 인간적 보편성과 밀접해 있어 국가 간 참조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 주목해 보면 스웨덴식 민주주의는 눈여겨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정치인 간 그리고 정당 간 갈등을 줄이고 민의를 온전히 수렴하기 위해 발전해 온 알메달렌으로 상징되는 스웨덴 정치와 선거제도에서 적지 않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