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메시지에 與 벌집…'李시계' 찬 정청래, 거취엔 웃음만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5일, 오후 12:05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15 © 뉴스1 유승관 기자

6·3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으로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유럽 순방 중인 대통령이 여당의 책임과 포용을 강조하는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들끓고 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정청래 대표 출마 불가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 메시지를 고리로 계파 간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다. '정권은 짧다' 발언으로 당·청 갈등설을 부른 정 대표는 15일엔 이재명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와 몸을 낮췄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 역량으로 이 대통령은 월드클래스의 세계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고 자세를 한껏 낮추며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치켜세웠다.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책임과 포용, 개방을 강조하며 이례적으로 순방 중 여당에 대한 지적을 내놨다.

이를 두고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자성론과 순방 배웅 길 배제에 이어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사실상 세 번째 경고장이란 해석까지 나오자 갈등설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이 대통령 메시지와 관련해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친명계 간 충돌은 지속됐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여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이자 국민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리"라며 "문제를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정 대표를 겨냥했다.

김남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정 대표를 향해 "지선 뒤 당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 연임 도전 의지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며 "당권 도전 의지도 밝히지 않고 계속 당대표 위치에 있는 건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고 직격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나는 국민과 당원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게 옳은 태도"라며 "나 같으면 (전당대회) 안 나온다"고 했다. 그는 정 대표가 다시 당대표에 나와도 당선될 수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 속을 너무 정확하게 짚는다"라고도 했다.

당권파 박규환 최고위원은 이에 최고위에서 "당은 당의 일에, 내각은 내각이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며 "당 소속 국회의원 당직자들 또한 당원의 주권 의지를 관철하고 대통령과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당대표 중심으로 합심 단결해 일해주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맞받았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에 대해 "외부, 언론에서 자의적으로 곡해해 해석하는 것 아닌가. 이 대통령이나 지도부나 마음은 동일하다"고 수습에 진력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김어준 씨 유튜브에서 선거 결과 책임론과 관련해 "사전투표쯤 해서 갑자기 당권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국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김민석 국무총리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흐름 속 당권투쟁이 이슈가 되면서 어떤 영향을 줬나 (평가해야 한다)"고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6·3지방선거 평가위원회에서 평가 결과를 전당대회 전까지 내놓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조 총장은 "전당대회에서 지방선거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관련 결의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며 "문제는 이게(평가 결과) 전당대회에 영향을 (주는) 이슈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도전할 경우 전례 상 사퇴 시한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시점으로 관측되는 오는 26일 이전이 된다. 다만 주말 간 공개 일정 없이 잠행한 정 대표는 이날도 자신의 거취엔 입을 열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손 검지를 교차해 '엑스' 표시를 하며 "말하지 말라"고 했고, '거취 고민 중이냐'는 질문엔 "궁금하시냐"며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smith@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