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하나 됐는데…'통합 지상방산전시회' 잡음 지속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후 03:5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어렵게 성사된 국내 지상 방산전시회 통합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KADEX와 DX KOREA가 최근 단일 전시회 개최에 합의했지만,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가 별도 전시회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방산업체 명의의 공동 입장문 발표를 추진하면서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진회는 최근 주요 방산업체 전시 담당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KADEX와 DX KOREA의 통합 개최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으며, 방진회는 참석자들의 의견 등을 토대로 통합 전시회의 9월 개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진회는 향후 KADEX와 DX KOREA 측에 공동주최 참여 조건을 전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별도 전시회 개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ADEX와 DX KOREA는 지난 5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오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통합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전시회 이원화에 따른 기업 부담과 해외 바이어 분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역시 그동안 양측의 통합을 위해 중재 노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기본적으로 지상 방산전시회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의견을 수렴하되 특정 전시회를 지지하거나 별도 전시회 개최를 추진하는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22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당시 전시장 모습 (사진=DX KOREA 홈페이지)
그러나 통합 발표 직후 방진회가 별도 움직임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어렵게 이뤄진 통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KADEX 및 DX KOREA 측 뿐만 아니라 방진회 주최 지상 방산전시회 참여를 지지하며 참가 신청을 한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진회가 최근 작성 중인 공동 입장문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및 방산업체 임직원 일동’ 명의가 사용됐다. 해당 문건은 그동안 지상 방산전시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방산업계와 군 중심의 새로운 전시회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방진회는 업체들의 동의를 받아 공동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기업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대형 방산업체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한 실무자들의 의견이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전시 담당자의 개인 의견과 기업의 경영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시회 통합 문제는 이미 양 기관이 합의한 사안인데 업체 이름까지 거론하며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기업들은 어느 한쪽 편을 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전시회가 정상적으로 열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방진회가 업체 실무자들의 의견을 방산업계 전체의 입장처럼 국방부에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방진회는 회의 결과를 참석 업체들과 공유하면서 “업체 의견과 지원기관 의견을 수렴해 국방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업체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국방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해당 회의가 공식적인 의사결정 절차가 아닌 의견 수렴 성격이었다고 주장한다. 방산업체 전시 담당자들이 참석한 회의 결과만으로 업계 전체가 통합 전시회 개최에 부정적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방진회가 독자 전시회 개최를 통해 향후 방산 전시사업 운영 구조에서 보다 큰 역할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방진회는 2024년에도 별도 지상 방산전시회를 추진했다가 논란 끝에 개최하지 못했다.

현재 방진회는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별도 지상 방산전시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전시업계에서는 대형 무기체계 전시가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공간인 킨텍스의 해당 시기 대관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진회 관계자는 “별도의 방산전시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 않으며, KADEX 및 DX KOREA와의 통합 전시회 개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공동입장문 역시 업체들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방진회 중심이 아닌 군과 업체 중심의 방산전시회가 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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