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지도부" "외계어"…장동혁 거취 두고 국힘 갈등 최고조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16일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 면전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자,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이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며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친한계와 초·재선 의원모임 '대안과미래' 등 비당권파는 오는 18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 즉각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당권파는 선관위 사태 대응이 우선인 상황에서 거취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 내홍만 키운다며 맞서고 있어, 의총을 계기로 양측의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갈등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분출됐다. 양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 정당의 내일을 이끌 비전을 보이지 못하는 좀비 지도부"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지난 11일 우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고 다음 지도부를 위해 미래를 열어주면 좋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에 최고위 안에서 재차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이다.

이에 조광한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요즘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고 맞받았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양향자, 우재준 최고는 조속히 사퇴하라"고 적었다.

면전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장 대표도 회의 말미 추가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정당을,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사실상 사퇴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좀비정당이란 표현은 국민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선거를 위해 애쓴 당직자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장 대표도 "지금 사퇴하면 당권투쟁이 이어지고 당은 아수라장이 된다"며 "내부와 싸우지 말고 민주당과 싸워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거취 문제가 논의될 의원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 측에서는 의원들이 선관위 사태 대응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대표 사퇴만 요구하며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도 전날 최고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양·우 최고위원을 겨냥해 "국민 여론과 시민들의 요구에는 흐린 눈을 하면서 기승전 당대표 흔들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한계와 대안과미래 등 비당권파는 의총에서 장 대표 사퇴론이 분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의총이 열린다면 절대다수 의원들이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PK 지역 중도 성향 의원들과 일부 친윤 성향 의원들도 장동혁 체제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친한계 안상훈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노선은 민심으로부터 버림받고 심판받은 것"이라며 "장 대표가 퇴진하고 비대위나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이 보기에 괜찮은 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진이나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의 거취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강제 축출보다는 물밑 설득을 통한 자진 사퇴가 바람직하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대안과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장 대표 체제와노선으로는 다음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어렵기 때문에 체제 변환을 해야 한다는 게 의원들 거의 절대다수의 의견"이라면서도 "즉각적인 사퇴보다는 시간을 두고 물밑 설득을 통해 장 대표를 자진 사퇴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를 강제로 몰아내는 방식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장 대표가 사퇴 뒤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해 당원 지지를 바탕으로 재신임을 받을 경우, 2028년 총선 공천권은 물론 더 강한 정통성까지 쥐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장 대표 체제가 계속될 경우 중도 확장과 당 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본다. 한 비당권파 중진 의원은 "지금 이 상황을 계속 가져가면 무슨 다른 대안이 있겠느냐. 변화는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중 4명 이상이 사퇴하거나 궐위되면 최고위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하지만 현재 공개적으로 사퇴론을 펴는 최고위원은 양 최고위원과 우 최고위원 정도다.

두 최고위원 역시 총사퇴 없이 직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물러날 경우 보궐 선거를 통해 당권파가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결국 17일 또는 18일 열릴 의원총회는 장 대표 거취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의총에서 격론이 오가더라도 장 대표의 진퇴 문제가 곧바로 결론 나기보다는 계파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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