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는 고심, 김민석·송영길은 호남 잰걸음…민주 전당대회 조기 신경전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2

광주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 6일 뉴호남포럼에서 기조연설하는 김민석 국무총리, 7일 5·18묘역 참배하는 송영길 의원, 12일 광주 현장최고위를 진행한 정청래 대표.(김태성기자·국무총리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2026.6.14 © 뉴스1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구도가 지방선거 후폭풍과 지지율 역전 흐름 속에 일찌감치 출렁이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가 향후 행보를 고심하는 사이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는 각각 호남과 친노·친문을 상징하는 일정을 통해 당심 접촉면을 넓히고 있어 긴장감이 감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 50일 전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을 올해만 적용하지 않는 부칙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부칙은 8월 17일에 맞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 절차이지만, 정치권에선 당권 경쟁의 출발선이 암묵적으로 그어지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로서는 전당대회를 앞둔 출발점부터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등 주요 격전지를 놓쳤다는 평가와 함께 '정권은 짧다' 발언으로 당·청 갈등설에 휩싸였고, 정당 지지율까지 국민의힘에 밀리면서 지도부를 둘러싼 압박이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8~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38.0%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30%대로 내려앉아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3.2%포인트(p) 오른 44.3%로 현 정부 들어 최고치를 보였다.(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3.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대표는 당·청 갈등 논란이 확산하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를 앞세우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 역량으로 '월드 클래스'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집권여당은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며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하자, 정 대표가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 대표는 아직 연임 도전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대체적이다.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들은 지방선거 결과를 '완전한 패배'로 규정할 게 아니라 전체 선거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당 지지율 하락세까지 겹치면서 '쇄신론'이 힘을 받을 경우 정 대표의 출마 고민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금주 중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그의 향후 거취 고민 속에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다른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 총리는 호남을 잇따라 찾아 당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준비 관계기관 간담회와 전남 보성에서 열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한다. 17일에는 전남 여수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와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기로 준공식에 참석하고, 18일에는 전남 무안 국립목포대에서 강연에 나선다.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핵심 지역인 만큼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주자들에겐 민주당의 상징성과 실익을 동시에 챙기는 지역으로 꼽힌다.

송 전 대표도 공개 행보를 통해 당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김 총리가 참석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할 예정으로, 김 총리와 마주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는 1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이어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는 두 전직 대통령의 상징성을 잇는 일정을 통해 전통적인 당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힌 건 김 총리 뿐이고, 송 전 대표도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김 총리는 자신의 사퇴 시점과 관련해 "지금 생각하기엔 한 6월말 7월초쯤 되면 물러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렇게 말하며 "저도 사의 표명을 했고, 후임 총리 청문회가 진행되고 정식으로 임명하면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지도부 선출을 넘어 지방선거 평가와 이재명 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당내 갈등이 과열될 경우 지방선거 이후 정국 주도권을 회복해야 할 시점에 전당대회가 계파 간 힘겨루기로 흐르며 지지율 하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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