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봉쇄 집회 칼 빼든 金총리…정당성 훼손 불법행위 "일벌백계"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7일, 오전 05:01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으로 부터 올림픽 공원 시위대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2026.6.16 © 뉴스1 김명섭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라 이어지고 있는 잠실 개표소 봉쇄 집회에 관해 정부가 단호한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럽순방을 떠난 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정부의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잠실 개표소 봉쇄 집회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불법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해당 집회에서 불법 행위를 하는 참가자들의 엄정 수사를 경찰에 지시하면서 정부 입장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회 국무회의 및 제23차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주재하며 잠실 봉쇄 집회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말씀을 듣고 또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빌미로 해서 일부 참석자들이 타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특히 "정부는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찰은 불법 행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현장에서 즉시 조치하고, 위법 의심 행위도 체증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달라"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경찰과 법무부, 행정안전부에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면서 "저만 해도 대학생들과 바로 간담회도 하고, 대화도 했지만 일부 사람들한테 무법지대 만드는 걸 용인하는 건 아니다"라며 "현행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 반드시 엄벌될 수밖에 없다는 걸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으로 보면 성조기 흔드는 분들도 계시는데, 민주주의 본산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민주적인 집회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보장하지만 그 과정에 위법이 있으면 우리가 보기에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단호하게 대응하고, 그렇게 민주적인 시위와 집회가 보장된다"며 극우 성향 등 정치적 색채를 드러낸 참가자들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16일 한 시민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막고있다.(공동취재) 2026.6.16 © 뉴스1 김도우 기자

김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그의 대응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그는 지난 7일에는 대학생 대표들을 만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관한 의견을 듣고, 9일에는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참정권은 민주주의 근간이기 때문에 국회와 정치권, 관계기관이 청년들의 문제의식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11일에도 국민 참정권 침해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럴 거라면 선관위는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지 않나, 선관위가 이런 식이라면 해체돼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가 틀림없이 있다"며 "정파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여야가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 특위 구성을 신속하게 협의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 논의를 이끌어 달라"고 지시했다.

다만 김 총리는 참정권 침해 문제 해결에 있어 불법 행위가 집회 참가자들의 기존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정부의 공권력 확립과 일반 시민들의 피해 등을 고려해 강력한 대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봉쇄 집회로 인해 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체육 단체들의 업무가 마비됐다. 일부 선수들은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강요당하는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정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 문제 삼은 것도 단호한 대응을 하게 된 이유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우리집, 우리 사무실에 가는데 신분증 검사하고 못 들어가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엄정 수사 지시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공권력 투입 요청, 그리고 불법 행위를 할 경우 집회 참가자들의 정당성마저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하에 총리가 단호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