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민통선 평균 6㎞ 북상…군사시설 규제 개선도 추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10:3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군사시설 규제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병역자원 감소와 첨단 감시체계 발전 등 변화된 안보환경에 맞춰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조정하고 군사분계선(MDL) 이남 제한보호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한편,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17일 ‘군사시설 규제개선 정책’을 발표하고 안보와 지역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군사시설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정부 국정과제인 ‘민군상생을 위한 국방분야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국방부는 우선 민통선을 군사분계선으로부터 평균 6㎞ 수준까지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민통선은 군사활동 보장을 위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CCTV와 경계펜스 등 첨단 감시수단의 발전으로 기존 수준의 광범위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역별 지형여건과 작전계획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민통선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약 여의도 90배 규모의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민통초소 이전과 CCTV·경계펜스 설치 등 보완대책을 마련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할 계획이다. 관련 비용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차원에서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군사분계선 이남 제한보호구역도 대폭 축소된다. 국방부는 군사작전상 중요성이 낮은 지역까지 일괄적으로 지정돼 있던 현행 기준을 개선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만 보호구역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신 무기체계와 실제 작전환경을 반영해 보호구역 범위를 재설정한 결과, 약 여의도 150배 면적의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통선 조정에 따른 완화 면적과 제한보호구역 해제 면적을 합치면 총 여의도 240배 규모에 달한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측량을 실시한 뒤 준비가 완료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실제 해제 면적은 향후 측량과 군 작전성 검토 과정에서 일부 변동될 수 있다.

강원 고성지역 민통선 출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함께 추진된다. 국방부는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철거를 요구해온 군사장애물 가운데 군사적 효용성이 낮아진 파주·양구 지역 등 23개소를 2027년 우선 철거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수조사를 실시해 중장기 정비계획도 마련한다.

민통선 출입 절차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된다. 현재 수기와 대면 방식으로 운영되는 출입관리 체계를 개선해 인터넷과 모바일 앱 기반의 출입신청 시스템을 구축하고 간편인증을 도입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올해 개념연구(ISP)를 마무리한 뒤 2027년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

농업용 드론 비행 승인 절차 역시 간소화된다. 지금까지는 접경지역 농민들이 드론을 운용할 때마다 군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6개월 단위 사전 승인제를 도입해 승인 기간 내에는 비행 하루 전 신고만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비행 승인 범위도 지번 단위에서 면·리 단위로 확대하고 제출서류도 7종에서 5종으로 줄인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개발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군 유휴지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제도도 확대 운영한다. 국방부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수요조사를 실시해 지방정부가 필요로 하는 군 유휴지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하고 군이 본연의 전투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군사시설 규제개선이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군사작전의 실효성은 보장하면서 주민들의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군사시설 규제개선 정책이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민 편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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