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호르무즈 개방 여부 관계없이 의존도 ‘제로’ 추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9:45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를 겪은 아랍에미리트(UAE)가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사실상 없애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3월 이란의 공습을 받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사진=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니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장관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와 무관하게 의존도를 0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협이 조속히 정상화되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물류·수출 경로 구축 계획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UAE의 주요 수출입 물동량은 페르시아만 연안의 칼리파항과 제벨알리항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들 항구는 지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야 하는 만큼, 전쟁이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물류 차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국면에서 UAE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위치한 푸자이라항과 코르파칸항을 활용해 우회 수송에 나섰지만 기존 물동량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UAE 정부는 오만만 연안의 푸자이라·코르파칸·딥바 등 동부 항만의 처리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신규 항만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부 유전지대와 동부 항만을 연결하는 송유관과 철도, 도로망 구축에도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UAE는 이미 푸자이라항으로 연결되는 두 번째 송유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세 번째 송유관 신설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아부다비-푸자이라 송유관의 수송 능력은 하루 최대 150만 배럴 수준으로 UAE 전체 원유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블룸버그는 이들 사업이 아직 초기 기획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일정과 사업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원유 수송은 송유관을 통해 일부 해결할 수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와 알루미늄 등 주요 수출 품목은 새로운 운송 체계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세계 최대 컨테이너 허브 중 하나인 제벨알리항을 신규 항만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고, 동부 항만을 이용할 경우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주요 도시까지 추가 육상 운송이 필요해 물류비 증가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알제유디 장관은 “철도망 확대를 통해 물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제벨알리항과 칼리파항은 앞으로도 핵심 거점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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